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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잘할 것" 55%, 文·朴·MB 80% 넘나들었는데…왜? [정치쫌!]
역대 대통령들, 당선인 시절 높은 '기대감'
반면, 尹당선인은 긍정 55%·부정 40% 그쳐
높은 文지지율, 이재명 0.7%p차 석패 등 원인
"낮은 기대감이 오히려 '약' 될 수도"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국정수행 기대감이 과거 대통령들의 당선인 시절에 비해 크게 낮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역대급 진흙탕 네거티브 선거전을 치르면서 상대 진영 지지자들의 비호감과 의구심이 여전하고, 당선 후에도 신·구권력 간 극심한 충돌 양상을 빚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당선인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물은 결과 "잘할 것"이란 응답은 5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는 "잘못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나머지는 의견을 유보했다.

(응답률 13.5%, 100% 전화면접원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국정 운영 기대감은 과거 대통령들의 당선인 시절과 비교해 확연히 낮은 편이다. 전임 대통령들의 당선 2주 이내 시점 조사에서 직무 수행 긍정 전망은 통상 80% 내외에 달했다.

전임 대통령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2007년 12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국정수행 긍정 전망은 84%였다.

MB는 선거에서 48.67%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2위 정동영(26.14%)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의 격차가 20%포인트 넘게 벌어진 압승이었다.

더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말 40%를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무소속 이회창(15.07%) 후보에게 보수진영의 표가 일부 갈라졌던 점까지 감안하면, 당시는 애초에 보수의 절대 우위 정치지형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5년 뒤인 2012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수행 기대감도 78%로 높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1.55%의 득표율을 얻어 48.02%를 얻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격차가 3.5%포인트에 불과했던 승리였지만, 과반 득표를 했고 당선 후 기대감만큼은 상당히 높았던 것이다.

역시 현직 대통령인 MB의 임기말 국정수행 지지율이 낮았다는 점과, 박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 등 오히려 진보진영의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던 점이 높은 기대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제 19대 대선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로 치러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 기간 없이 취임했는데, 문 대통령의 2017년 5월 취임 시점 국정수행 기대감은 87%로 긍정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지난 1993년 제 1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김영삼(YS) 대통령의 경우에도 취임 1주차 직무 수행 전망은 '잘할 것' 85%, '잘못할 것' 6%로 나타나기도 했다. YS는 첫 문민정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했다.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당선 후 직무 수행 전망'에 대한 질문이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낮은 윤 당선인의 직무수행 기대감(55%)은 장단점이 모두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점으로는 통상 '허니문' 기간으로 불리는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민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국정수행 동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172석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되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추진했던 것들조차 매우 힘겨운 입법 문턱을 넘어야 할 공산이 크다.

반면, 당선인 시절 낮은 기대감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시작부터 기대감이 높을 경우 앞으로 '떨어질 일'이 많지만, 반대로 기대감이 낮으면 '올라갈 일'이 더 많지 않겠냐는 것이다.

취임 후 윤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잘 한다"는 긍정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층이 0.73%포인트 차 석패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이 논란을 부르면서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라면서 "다만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을 잘 설득하는 계기로 삼고 약속대로 청와대를 돌려주며 논란을 수습해가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염 소장은 "과거 대통령들과 비교해 당선인 시절 기대감이 낮다는 것은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한층 더 몸조심을 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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