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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꼽티에 골반바지…엄마의 ‘장롱패션’도 싸이월드도 돌아왔다 [언박싱]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Y2K(세기말) 감성이 2022년 최고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헤지스와 미미가 컬래버 상품을 출시하면서 진행한 Y2K 메시지 남기기 이벤트 이미지. [헤지스닷컴]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리바이스 팝업스토어를 첫날 찾았지만 오후 2시에 이미 입장이 마감돼 매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씨는 “중학교 때 입던 리바이스가 더 어린 친구들한테도 인기를 끄니 새롭다”며 “청청패션도 뜬다는데 데님의 뜨거운 인기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Y2K(세기말) 감성이 2022년 최고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복고나 뉴트로(newtro·신복고) 열풍이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올해는 세기말의 유행이 패션부터 식품·대중문화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시절을 거친 세대는 추억을 떠올리고, 현재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에게는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한 새로운 문화다.

크롭톱 입은 X세대 패션이 힙하다고?

최근 Y2K 트렌드가 가장 두드러진 것은 패션이다. 15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Y2K패션의 검색량은 3월 마지막 주(3월 2일~4월 2일)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Y2K패션은 지난해 가을부터 주목받다가 올해 봄 시즌에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가 봄·여름(SS) 컬렉션을 통해 크롭톱에 미니스커트를 로라이즈 스타일(골반에 걸친 느낌의 하의)로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세기말 패션은 특히 Z세대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젠지(Gen-Z) 패션을 대표하는 트렌드로 떠올랐으며, 크롭탑은 대세 아이템이 됐다.[제니 인스타그램]
H&M이 그룹 'ITZY(있지)'와 함께한 ‘H&M with ITZY’ 컬렉션. [H&M 제공]

세기말 패션은 특히 Z세대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젠지(Gen-Z)패션’을 대표하는 트렌드가 됐다. 제니 등 인기 연예인들이 Y2K패션을 선보이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대세는 과거 ‘배꼽티’ ‘배앓이 패션’이라고 불리던 크롭톱으로, 봄날씨와 함께 본격적인 유행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일찌감치 올봄·여름 시즌 트렌드로 Y2K를 꼽았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이번 봄·여름 시즌 여성패션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다채롭고 화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세기말 감성의 Y2K패션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X세대가 1990년대에 즐겨 입던 브랜드도 속속 돌아오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데님의 경우 지난해 리(Lee)에 이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올봄에는 리바이스가 인기더니 이에 힘입어 이달에는 미국 데님 브랜드 랭글러까지 국내에 상륙했다.

가을·겨울(FW) 시즌에도 세기말 패션아이템은 바시티재킷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잠’이나 야구점퍼로 불리는 바시티재킷은 올해 루이뷔통, 오프화이트, 구찌, 지방시, 버버리 컬렉션에서 모두 선보였다. 1990년대 유행하던 미국 캠퍼스룩을 재해석한 스타일로, 올해는 케이블니트 등 프레피룩 스타일도 유행하면서 관련 브랜드들도 주목받는 중이다.

싸이월드 파도 타기…그땐 그랬지
미니홈피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는 지난 2일 앱을 재출시했다. [싸이월드 모바일]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패션만이 아니다. ‘포켓몬빵’ 열풍으로 대표되는 그 시절 문화의 인기는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청춘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는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등장인물 소개 콘셉트도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문이 돌던 1999년 12월 30일에 남기는 유서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미니홈피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는 지난 2일 앱을 재출시했다. 오픈과 함께 앱마켓에서 1위를 하며 화제를 모은 싸이월드는 5일 만에 200만개 계정이 휴면 해제됐다. 사진 복원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과거로 추억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몰린 덕분이다. 추억의 인형 ‘미미’가 40주년을 맞아 LF 브랜드 헤지스와 Y2K 콘셉트로 컬래버레이션한 한정판 인형도 지난 4일 출시 이후 나흘 만에 완판되고, 재발매에 들어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재미 추구 성향이 강해 익숙한 것들보다 과거의 것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금 코로나로 답답한데 취업도 잘 안 되고, 사회초년생의 어려움을 겪는 등 장밋빛이 아닌 상황이라 세기말 불황 및 불안과 유사하다”며 “이를 잊게 해줄 재미있는 힐링의 감정을 원하는 것으로, 당분간 이런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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