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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문화…절망·희망 교차하는 세기말로 회귀하다 [언박싱]
Y2K 트렌드가 20여년 후 다시 재현
비비드한 색상·몸매 드러난 패션 유행
싸이월드·포켓몬·띠부씰 등 놀이문화도
코로나로 불안한 현실 세기말과 비슷
최근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포스터. [tvN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정말 인류의 종말이 오게 될까?”

1990년대 후반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은 바로 ‘종말’이었다. 세기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1999년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며 인류의 종말을 예언한 탓이다. 여기에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대혼란이 일어난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위험에 빠진다’ 등등 새 천년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함께 불안함이 공존했다.

상반된 군중심리가 교차하면서 당시 대중문화는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찬란했다. ‘미래가 없다면 지금을 즐기자’는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덕이다. 크롭톱과 로라이즈, 미니스커트 등 자신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패션이 유행했고, 가정용 컴퓨터나 CD플레이어, 비디오게임 등의 보급으로 누구나 쉽게 문화를 향유하게 됐다. 2000년에는 일본문화까지 개방되며 다양성까지 더했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당시엔 ‘Y2K 현상’이라고 했다. Y2K란 ‘Y’는 연도(Year), ‘K’는 1000을 뜻하는 킬로(Klio)로, 2000년을 뜻하는 말이다. 원래 ‘연도의 마지막 두 자리만 사용하는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해 생길 수 있는 오류’의 의미였지만 이후 세기말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쓰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Y2K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거리에는 당시 유행했던 크롭톱과 미니스커트, 부츠컷 청바지 등으로 멋을 낸 MZ(밀레니얼+Z)세대가 즐비하고, 아이들은 1999년에 처음 방영된 포켓몬 캐릭터 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때문에 편의점에서 ‘포켓몬빵’을 찾는다. 당시 자주 이용하던 온라인 커뮤니티 ‘싸이월드’는 재오픈하자마자 200만명이 몰렸다.

‘Y2K 트렌드’가 새삼스레 재조명된 것은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 비슷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시기의 문화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리오프닝(일상회복)으로 다시 희망을 꿈꾸지만 아직 코로나19 위험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세기말과 닮았다. 이와 함께 기존 세대에게는 고단한 현재를 잊게 해주는 ‘과거의 영광’으로, Z세대는 새롭고 신기한 ‘호기심의 대상’으로 다가와 전 세대의 공감을 얻은 점도 한몫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미래가 불확실하면 자연스레 과거를 찾곤 하는데 지금 상황이 세기말 분위기와 비슷하다 보니 레트로 열풍이 이 시기에 집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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