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고물가 속 저성장, 훅 다가온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고물가 속에 성장률마저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물가의 고공 행진은 멈출 기미조차 없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기관의 성장률 하향조정이 연속되기 때문이다.

물가는 이미 날개를 달았다. 3월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올라섰다. 그마저도 전기·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의 인상을 억지로 미룬 결과다. 하지만 언제까지 억누를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다 기대수준과 지급능력의 미스매치는 여전하지만 이미 일손 구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유명 스타셰프 이연복 씨의 부산점이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게 좋은 예다. 이런 현상은 사상 최저의 실업률로 이미 지표화됐다. 곧이어 임금인상 압력이 나타날 테고 비용상승이란 또 다른 이름의 인플레 요인이 된다. 아직은 8%에 육박하는 서방국가들보다는 물가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해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물가 인플레를 막으려니 금리인상이란 극약처방은 불가피하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은 줄을 잇는다. 0.5%씩의 빅스텝 속도전도 모자라 ‘중립금리’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인플레와 디플레에 중립적인 2~4%까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확 올리자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계속된 금리인상을 공언 중이다. 그래서 연말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7%를 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은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연초에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3.0%로 조정했던 IMF다. 얼마 안 가 2% 아래로 떨어질 건 분명하다. 다른 국제기구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관들은 더하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장 전망을 2.8%에서 2.6%로 하향조정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운용 목표인 ‘3.1% 성장, 2.2% 물가’는 이미 물 건너 간 지 오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물가는 더 높이 오르고 올해 성장률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공식 인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대를 저성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미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그 정도다. 문제는 인플레의 정도다. 고물가가 여전하다면 실질실효 성장률은 저만치 아래다. 임금이 2% 올라봐야 물가가 4% 오르면 아무것도 아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최악의 경제괴물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을 한꺼번에 잡기는 어렵다. 그렇다 해도 영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생산성 향상’이다. 규제개혁으로 기업에 생산성 향상의 길을 터주는 게 가장 효율적 대안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