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손인규의 현장에서] 기지개 켠 대면활동…방심땐 ‘다시 팬데믹’

“그동안 전화, 이메일 등으로 하긴 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죠.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잘 받고 얼마나 이해하는지도 알 수 없었고요. 이제 많은 사람이 신입사원 때와 같은 열정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제약 영업사원 A씨)

2년여 만의 일상회복에 그동안 멈춰졌던 대면활동이 활발히 재개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특히 그렇다. 제약 영업사원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영업활동에 손발이 묶인 것과 같은 답답함을 호소해 왔다. 주 영업대상이 의사들이지만 코로나19 초기에는 병원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전화나 이메일 등 각종 통신수단을 동원해 소통하고자 노력했지만 대면활동에 익숙한 의사들이었기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방역 전문가들의 시선에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많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마케팅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다. 보령은 다음달 고혈압치료제 ‘듀카브플러스’의 론칭 심포지엄을 예고했는데, 대면행사로 계획 중이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보령은 지난 2020년 3월 ‘듀카브’ 론칭 심포지엄을 업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심포지엄, 학회 등 대부분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대면마케팅이 부활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마케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나 의사들이 확실히 대면행사를 선호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대면행사가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다국적 제약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의약품을 주로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영업은 대부분 병·의원 의사들에게 집중됐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는 코로나19로 영업활동이 위축되자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외 학술대회, 심포지엄 등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면 예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엄연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끝나기도 하고 회식도 다시 하자는 분위기이지만 아직도 매일 몇 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섣불리 코로나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가기에는 조심스럽기도 하다”며 “좀 더 상황을 보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마케팅활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여 만의 일상회복에 사회 전체가 조금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방심할 때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는 방역 전문가들의 경고를 명심해야 한다. 대면활동의 스위치를 켬과 동시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스위치도 같이 켜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