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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명을 감춰라” 기업들의 이유 있는 ‘캐릭터 홀릭’[언박싱]
MZ세대 소통하기 위해 시작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사업 확장
이젠 회사명 가리고 독자 사업으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등장한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 [롯데홈쇼핑 제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등장한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과 인천 SSG랜더스필드 내 스카이박스에 위치한 ‘룸 제이릴라’, 두 번째 싱글 앨범을 낸 사이버 아이돌 그룹 ‘하이파이브’….

언뜻 보면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이벤트들로 보이지만, 사실 이 모두는 기업들이 요즘 꽂힌 캐릭터 지적재산권(IP) 사업들이다. TV에서 상품을 팔던 롯데홈쇼핑이 느닷없이 ‘일상에 웃음을 주는 곰’인 벨리곰을 만들고, 식품 회사 신세계푸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부캐(부가적 캐릭터)인 ‘제이릴라’의 야구장 굿즈를 팔며, 전통의 발효유 회사 hy가 사이버 아이돌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으니… 정말 이상한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은 왜 본캐(주력 캐릭터)와 상관없는 캐릭터 IP 사업에 진심인 걸까.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부캐 ‘제이릴라’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캡처]

사실 기업들의 캐릭터 사업은 사업 이력이 긴 회사들이 MZ(밀레니얼+Z)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해 찾은 방편 중 하나였다. 회사의 오랜 역사는 ‘전통’이 될 수도, 혹은 ‘올드한 이미지’로 낙인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보니 획일적이고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기업들은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펀슈머(Fun+Consumer·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적 특성을 지닌 MZ세대들이 캐릭터에 열광하면서 ‘MZ세대와 소통하려면 캐릭터를 만들어라’는 말이 마케팅의 공식이 됐을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위의 사례에서 보듯 기업들의 본래 사업과 연관없는 독자적인 사업으로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눈에 보이는 매출 신장을 위한 제품과 캐릭터를 접목시키는 초기 단계를 지나 이제는 캐릭터에 세계관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자사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고도의 방식으로 진화한 셈이다. MZ세대들 역시 소위 ‘돈 냄새가 나는’ 마케팅에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면서 이제는 회사명을 감추고 기업의 본래 사업과 상관이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

두꺼비 캐릭터 사업을 진행 중인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진로를 재출시하면서 두꺼비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었다”면서도 “4년 차를 맞은 두꺼비 캐릭터는 단순히 진로에 국한되는 존재가 아니라 ‘두껍상회’라는 공간에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느끼도록 일상생활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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