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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그룹 조선에 3년간 7000억 투자
M&A 무산에 자강전략으로 승부
전체투자 57% 현대중에 투입
1분기 국내 수주점유율 56%
지난해보다 경쟁력 높아져
한국조선해양 사업지주사 추진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이 향후 3년간 조선 부문에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신규 설비를 추가, 건조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초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된 이후 이같은 자체 투자 확대로 시장 내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하는 자강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HD현대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총 7073억원을 생산설비확충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만 5657억원(1분기 투자금액 제외)을 투입하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976억원, 440억원의 예산이 세워진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38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재작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이처럼 이익흐름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의 규모의 자금 투입은 최근 수주 실적이 반등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제 투자로 국내외 점유율 굳히기를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2022년과 2023~2024년 투자예상금액은 향후 기업여건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총 투자액을 사업부문 별로 나눠도면 ▷조선(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베트남조선) 5276억원 ▷해양플랜트(현대중공업) 434억원 ▷엔진기계(현대중공업) 612억원 ▷그린에너지(현대에너지솔루션) 120억원 ▷기타(현대중공업) 631억원 등이다. 개별 회사별로 보면 현대중공업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조선(2358억원), 해양플랜트(434억원), 엔진기계(612억원), 기타(631억원) 등에 설비확충 용도로 총 4035억원의 자금이 들어간다. 전체 투자금의 57% 수준이다.

이같은 투자 바람에 힘입어 올초 현대중공업그룹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다른 조선사들과의 수주 레이스에서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전체 수주량은 8900GT(총톤수)를 기록했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4939GT를 차지, 55.5% 점유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점유율은 각각 22.1%, 21.4%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점유율은 45%였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8.8%, 22.4%였다. 아직 한 분기밖에 경과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 한국조선해양의 수주가 타사보다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4월 현재 현대중공업(컨테이너선 등 24척), 현대미포조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39척), 현대삼호중공업(LNG선 등 28척) 등 그룹의 조선 3사가 총 91척을 수주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사업지주회사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 설계용역을 넘어 기자재 핵심 부품 제조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차세대 에너지원 처리장치, LNG 연료탱크 등 원천기술 내재화 및 라이언스 수익 사업도 확대한다. 여기에 조선·해양·신재생 기자재 관련 미래 기술에 투자하고 연료전지는 주변기기 내재화부터 시작,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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