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美괌기지 타격권 IRBM 4500여㎞ 비행…핵실험·추가도발 우려도 고조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어 중거리 탄도미사일까지
美 핵항모 한반도 전개에 오히려 도발 수위 높여
2017년 ‘괌 포위사격’ 위협한 ‘화성-12형’ 추정
북한이 지난 1월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장면과 화성-12형이 찍은 지구 사진. 자료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겨에=신대원 기자] 북한이 최근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어 급기야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까지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23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RBM은 비행거리 4500여㎞, 고도 970여㎞, 속도 약 마하 17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 정밀분석중이다.

북한의 IRBM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IRBM 발사를 ‘폭거’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열흘 사이에만 5번째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9번째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1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2발, 그리고 국군의 날이었던 지난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이 때까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등 다종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고도와 거리, 속도 등을 조절해가며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쏜 IRBM은 ‘화성-12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1월 역시 자강도 무평리에서 화성-12형 검수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이때는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 800여㎞, 고도 2000여㎞, 속도 약 마하 16으로 탐지됐다. 당시에도 30~45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3500~4500여㎞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의 이번 IRBM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갔다는 점에서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이 파견될 괌은 물론 괌과 하와이 사이의 태평양상까지 도달 가능하다. 화성-12형은 북한이 지난 2017년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괌 포위사격’을 운운하며 언급했던 탄도미사일이기도 하다.

북한이 연이은 SRBM에 이어 IRBM 카드까지 빼들면서 향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7차 핵실험까지 도발 수위를 높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우선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잠수함 건조와 SLBM 시험·개발이 집중돼 있어 북한의 ‘잠수함 메카’로 불리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SLBM 시험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하고 예의주시중이다. 또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가 이미 완성된 상태라며 북한이 중국의 공산당 당대회와 미 중간선거 일정을 고려해 10월 16일에서 11월 7일 사이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10만3000t급)의 한반도 및 동해상 전개와 이를 계기로 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과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합류한 한미일 3국 대잠수함전 훈련과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과거 미국의 핵항모나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경우 몸을 사리는 듯했던 모습과 사뭇 달라진 행보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 핵항모조차 ‘핵보유국’인 자신의 핵무력 강화 행보를 막을 수 없다는 과시이자 경고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일 ‘파철덩이로 놀래워보겠다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항공모함정도가 아니라 미국의 모든 핵무기를 다 끌어들인다고 놀랄 우리가 아니다”면서 “그 어떤 떠다니는 군사기지도 파철덩이로밖에 보지 않는 우리”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번 IRBM의 사거리 4000㎞ 내외는 주일미군과 괌 미군까지 표적대상으로 조준한 것”이라며 “큰 틀에서 핵무력 강화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면서 SLBM, ICBM, 핵실험의 길닦기용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