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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큐~” 한번에 라방·TV ‘동시 온에어’…180도 뒤바뀐 홈쇼핑 [언박싱]
라방과 TV홈쇼핑이 만나 ‘세계관 확장’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께 찾은 서울 방배동 CJ온스타일 사옥. CJ온스타일 ‘더엣지쇼’방송 시작 10분 전 쇼호스트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모바일(라이브커머스) 출연자들은 이제 넘어오세요!”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께 찾은 서울 방배동 CJ온스타일 사옥. 방송 시작 10분 전 쇼호스트들이 스튜디오 가운데 가벽을 넘어 왼쪽으로 분주히 이동했다.

이날은 CJ온스타일의 간판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더엣지쇼’가 모바일과 TV에서 동시에 방영되는 날로 미디어월을 적용한 스튜디오에서의 첫 촬영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0월부터 홈쇼핑업계 최초로 모바일 라이브 프로그램을 TV홈쇼핑에 선보이는 역진출 방송을 진행했다.

‘라방’을 그대로 TV에서 송출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더엣지쇼 동시 송출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짬짜면’ 같은 메뉴다. 짬뽕과 짜장면을 동시에 맛 볼 수 있듯, 라이브 방송과 TV홈쇼핑 각각의 콘텐츠가 더엣지쇼라는 한 프로그램 지붕 아래에 모였다는 게 정확한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실시간으로 라방과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 역시 다르다. 인기 있는 상품은 TV홈쇼핑에서, 주요 상품과 잘 어울리는 상품은 라이브 방송에서 쇼호스트가 코디해 보여준다. 시청자들 역시 라방 채널과 홈쇼핑TV를 왔다갔다 하며 소통한다.

스튜디오 역시 짬짜면 그릇처럼 나뉘어져있다. 한 칸에서는 라이브 방송을, 다른 칸에서는 TV홈쇼핑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구상이다.

이솔지 CJ온스타일 ‘더엣지쇼’ 쇼호스트가 ‘TV존’에서 촬영을 앞두고 있다. 신주희 기자

방송이 시작되자 하늘색 ‘모바일존’ 배경 벽에는 실시간 TV홈쇼핑 화면이 등장했다. 반대로 TV홈쇼핑을 촬영하는 ‘TV존’에서는 세로로 된 모바일 라이브 방송 화면이 나타났다. 미디어월에 등장한 시청자들의 실시간 채팅도 눈길을 끌었다.

방송 중간 쇼호스트 이솔지 씨가 라이브 방송 존과 TV존을 넘나들며 ‘세계관 통합’도 잊지 않는다.

CJ온스타일 모바일라이브 제작팀과 이솔지 쇼호스트(하단 우측) [CJ온스타일 제공]

이솔지 씨는 “사실 동시 송출 아이디어는 원년 모서리들(더엣지쇼의 팬덤)에게 재밌는 이벤트를 만들어 주기 싶어서 낸 아이디어”라며 “모서리들의 세계관을 넓혀줄 수 있었던 방법이 바로 TV홈쇼핑 진출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처럼 라이브 방송 프로그램이 TV홈쇼핑으로 역진출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탄탄한 팬덤 덕분이다. 그동안 더엣지쇼는 라이브 방송의 특장점인 쌍방향 소통을 잘 활용해 두터운 팬층을 쌓아왔다.

이 씨는 “더엣지쇼 시청자들은 단순히 고객이 아니라 서로를 ‘쇼핑으로 만난 유니버스’,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들로 여긴다”라며 “특히 40·60대 모서리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TV를 통해 새로운 시청자가 들어오면 기존 라방 모서리들이 새내기 환영하듯 인사를 해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가 TV와 모바일의 경계를 허무는 ‘원플랫폼(One platform)’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바일에서 충성 고객을 쌓고 브랜딩을 한 다음, 전국에 방영되는 TV홈쇼핑을 통해서 시청층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모바일에서만 제공하던 파격 혜택을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TV 시청자에게도 제공해 ‘록인(Lock-in)’효과도 노릴 수 있다.

라이브 방송과 TV홈쇼핑의 세계관 통합,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더엣지쇼는 TV홈쇼핑과 모바일 각각 주문금액 약 6억원과 1억 2000만 원을 기록했다. 직전 더엣지쇼 방송(3월 23일 방영) 대비 36%, 58% 신장했다.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더엣지의 대표 상품 보이핏자켓은 이날 10분만에 주요 컬러가 매진됐다. 이 외에 트위드 조끼, 패턴 원피스 등 더엣지의 주요 봄·여름 신상품이 한 시간동안 1만 5000 세트 넘게 팔렸다.

이도윤 CJ ENM더엣지쇼 PD는 “더엣지쇼는 기존 홈쇼핑의 문법을 정반대로 따르고 있다”며 “할인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모서리들 오늘은 사지 말라, 결제 취소하셔라’고 솔직하게 조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한 소통한 덕분에 팬층도 두터워지고 TV홈쇼핑으로의 확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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