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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순가련 아닌 불륜녀? 배우로서 좋은 기회였다"
JTBC드라마 ‘닥터 차정숙’ 최승희 열연
섬세한 연기로 시청률 18.5% 인기 한몫

배우 명세빈(48·사진)이 성숙된 연기를 보여줬다. 고교생 딸을 둔 46세 가정의학과 최승희 교수를 자연스런 연기로 소화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기존의 청순가련형 이미지와는 다른 불륜녀였다.

명세빈은 최승희를 삼각관계 속 악역이라 할 수 있지만, 단순히 평면적인 빌런이나 악녀 스타일이 아닌 섬세한 캐릭터로 만들어내, 최종회 18.5%로 올해 최고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JTBC ‘닥터 차정숙’의 인기를 견인했다.

“승희 역할을 해서 좋았다. 불륜녀, 내연녀라는 안타까움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역할을 시도해봤다. 식당에서 만난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며 승희를 밉게만 보지 않았다. 1차원적으로 해석되지 않고, 이해되는 면이 연민으로도 연결된다는 반응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명세빈은 ‘종이학’(1998), ‘결혼하고 싶은 여자’(2004), ‘웨딩’(2005) 등에서 청순하거나 도시적 세련미를 잘 보여주었고, ‘부암동 복수자들’(2017)까지 꾸준하게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나이도 있는데 언제까지 청순가련형을 연기해야 하나? 다양한 연기를 하고싶었다. ‘닥터 차정숙’은 제가 배우로서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전제작이고, 지금껏 해오던 대본이 아니어서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일차원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고 뭔가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나름 노력했다.”

명세빈은 “캐릭터 확장에 대해 만족하는지”를 물어보자 “좀 더 악한 것도 하고싶다. 소심한 악당도 좋고, 누군가를 계획해서 작전을 꾸미는 치밀한 보스도 좋다”고 말해 다양한 캐릭터 소화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명세빈은 이전 역할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색깔이 쌓여 빛을 발한다. “‘다시, 첫사랑’(2016)에서 소리치는 연기가 있는데, 이번에도 좀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태양속으로’(2003)에서 외과 전문의 역할을 해봐서인지, 전문직 의사를 더 자연스럽게 봐 주시는 것 같았다. ‘부암동 복수자들’ 때 느껴본 적이 있는 소소한 복수의 쾌감도 이번 연기에 도움이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쌓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세빈이 엄정화와 찍는 장면은 항상 싸우는 신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최고의 케미를 만들어냈다. 명세빈은 이를 엄정화 덕으로 돌렸다. “엄정화 언니와 싸우는 신 촬영에 들어가기 전 항상 기도했다. 서로 싸우면 감정이 남아있게 되는데, 언니가 그 감정을 최대한 받쳐주었다.” 명세빈은 “엄정화 언니가 병원 사람들에게 ‘남편은~, 죽었어요’라고 했을때 빵빵 터졌다. 작가 선생님이 고민하고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화 언니가 인호 뺨을 때리는 것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명세빈은 작품이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청순한 이미지를 탈피해서 얻어낸 인기여서 더욱 소중한 듯 했다. 그는 “모자 쓰고 다녀도 어린 친구들이 다 알아보더라. 가게 직원이 ‘명세빈 씨 아니세요’라고 물었다”고 했다.

명세빈은 집에만 있지 않는다. 하루에 한 번은 나와야 하는 활동족이다. 생각 전환,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 운동하고, 책 읽고. 친구들과 야외도 많이 간다.

그는 꽃을 디자인하는 플로리스트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배우, 두가지 예술을 하고 있는데, 생활 패턴에서 창의적인 영감의 원천을 잘 마련해두고 있는 것 같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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