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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청년이 한인 편의점을 쇠막대기로 공격하는 장면(유튜브) |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인 편의점에서 '쇠막대기 난동'이 벌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성열문 캐롤라이나한인회연합회 이사장과 지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성 이사장이 운영하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편의점에 한 흑인 청년이 도로 표지판 기둥으로 보이는 금속 막대기를 갖고 들어와 다짜고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과자 선반을 바닥에 넘어뜨린 이 청년은 금속 막대기를 마구 휘둘러 냉장고와 냉동고, 테이블 등 각종 기물을 닥치는 대로 때려 부쉈다.
난동 장면은 물론 놀란 손님들이 서둘러 가게를 빠져나가는 모습도 편의점 CCTV에 담겼다.
그는 금속 막대기를 휘두르면서 성 이사장 부부를 향해 "XX 중국인들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자신이 부순 냉장고에서 에너지 드링크를 꺼내 마시던 그는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편의점은 대중교통 환승센터에 위치해 경찰과 경비요원들이 근처에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난동범의 신원은 하비어 라쉬 우디-실라스(24)로 확인됐다. 샬럿 메클렌버그 경찰은 우디-실라스를 위험한 무기를 이용한 강도, 협박,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며, 증오범죄 조항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성 이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강도가 아닌 100% 증오범죄"라면서 "이런 문제를 공론화해서 아시아인들이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인종 증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노골화한 것으로 보인다. 우디-실라스의 친구들이 미 정부 재난지원금을 받은 뒤 가게에 와서 "고맙다 중국인들아"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성 이사장은 전했다.
'쇠막대기 난동' 당시에도 그의 친구가 밖에서 해당 장면을 촬영하고, 이후 난장판이 된 가게를 정리하던 성 이사장의 부인을 성희롱했다고 한다.
성 이사장은 "화가 난다고 과자 선반을 쓰러뜨리는 손님은 가끔 있었는데 이렇게 행패를 부리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아내가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종업원도 놀랐다. 동양인들이 돈을 번다고 시샘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우리도 코로나19 때문에 매상이 40% 줄어서 억지로 해나가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으로 편의점 내 기물이 대부분 파손돼 최소 5만∼6만달러(약 5천600만∼6천8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성 이사장은 추정했다.
분노한 친척들이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이제 그만! 아시아계 소상공인을 향한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자, 3일 현재 3만달러의 기부금이 답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