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글로벌 통상 갈등과 신흥국 금융 불안을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들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 대규모 재정 정책을 통해 가계 소득과 소비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권고도 내놨다.
OECD는 20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7%로 수정 전망했다.
이는 올해 5월 발표한 본 전망(3.0%)보다 0.3%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전망치 하락 폭은 신흥국에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미국이나 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작지 않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본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낮은 2.8%로 조정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통상 분쟁 등 불확실성에도 한국의 내수는 견고하다며, 대규모 재정을 풀어 가계 소득·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의 하향 조정은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대외 부문의 하방 리스크 확대가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본 전망 때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또다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내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2%포인트 내려가면서 올해 전망과 같은 3.7%에 머물렀다.
OECD는 선진국의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과 고용 호조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봤지만 무역분쟁 심화 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흥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 구조개혁까지 지연되면서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캐나다·호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본 전망 때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프랑스(-0.3%포인트), 독일(-0.2%포인트) 등 유로존(-0.2%포인트)의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외환위기설이 나오는 터키(-1.9%포인트)와 아르헨티나(-3.9%포인트), 브라질(-0.8%포인트) 등 주요 신흥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OECD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화된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되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경로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정정책은 중장기 도전 요인에 집중해야 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흥국은 금융 안전성을 높이고 부채가 장기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