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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J "남성→여성 성전환자, 연금수급 자격도 여성 기준으로"

'MB'라고 알려진 A씨는 1948년 영국에서 남자로 태어났다. 1974년에 결혼하고 두 명의 자녀까지 뒀다.

그러나 A씨는 1991년부터 여성으로 살기로 했고, 1995년에는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는 동성 간 결혼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A씨가 완전히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혼을 취소해야만 했다.

이후 2004년 만들어진 성 인정법(Gender Recognition Act)에 따라 성전환자는 결혼을 취소하면 정식으로 '성 인정 증서'를 받을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A씨와 A씨의 부인은 종교 등을 이유로 결혼을 취소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2008년 A씨는 60세가 되자 국민연금을 신청했다.

영국에서 A씨 세대의 여성은 60세, 남성은 65세가 되면 연금 수급 자격이 생긴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여성으로 성을 바꿨다는 정식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A씨에게 60세가 아닌 65세가 돼야 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같은 결정이 차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영국 대법원은 다시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이와 관련한 법 해석을 요청했다.

26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ECJ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A씨에 대한 연금 지급을 거부한 영국 정부의 결정이 일반적인 기혼자와 비교하면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CJ는 "상당 기간을 태어날 때의 성별이 아니라 성전환 수술을 통해 다른 성으로 살아왔다면 그는 성별을 바꾼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결혼 관련 지위는 연금 수급 자격을 결정하는데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ECJ 결정에 따라 사건은 다시 영국 대법원으로 넘어온 뒤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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