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은 10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6조원 넘게 급증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하나+구 외환은행 포함)·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월 29일을 기준으로 338조1천616억원이었다. 9월 말 잔액보다 6조2천772억원 증가한 규모다.
10월 마지막 영업일(30일)을 제외한 수치여서 실제 10월 증가분은 6조3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2010년 이후 10월 증가분으로는 최대 규모다. 최근 5년간 10월 증가액으로 가장 많았던 작년(3조8천611억원)의 1.6배에 달한다.
지난해 이전까지 6대 은행의 10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3년 1조7천44억원, 2012년 1조1천939억원, 2011년 2조1천855억원, 2010년 1조7천863억원 등으로 1조∼2조원 안팎에 그쳤다.
|
(Yonhap) |
전년 대비 기준으로도 올해 10월 증가 금액이 가장 크다.
올 10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10월보다 29조1천137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증가분이 최근 5년간 가장 컸던 작년 10월 증가분(27조5천533억원)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전세난과 맞물려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10월 전국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들어서만 4.5% 상승했다. 2006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이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은행권은 매매·전세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데다 내년 1월 대출심사가 깐깐해지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에 소득 심사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이 많다"고 대출 창구 분위기를 전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감독당국과 통화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최근 공동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과 기업·자영업자 대출 등 가계건전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인 '채무상환능력 심사 강화' 가이드라인이 거의 확정됐다며 "은행별로 내년부터 실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충실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