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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 달렸다…삼성물산-제일모직 내일 합병주총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17일  각 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양사 합병계약 승인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친다.

삼성물산은 17일 오전 9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제일모직은 같은 시각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물산 공시에 따르면 이번 주총 결의사항은 ▲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  현 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의 건 ▲ 중간배당을 하도록 결의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중간배당을 현물로도 할 수 있게 하는 정관 개정의 건 등 세 가지다.

합병계약 승인은 지난 5월26일 양사 이사회에서 합병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이를 주총에서 승인받는 것이다.

나머지 두 안건은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 리엇)가 주주제안을 함으로써 상정된 것이다.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합병계약 승인 외에 합병존속법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 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이 안건으로 올라 있다.

이번 합병이 통과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자로 합친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주총일로부터 8월6일까지이며 채권자 이의제출  기 간은 8월18일까지이다.

합병등기 예정일은 9월4일이고, 신주상장 예정일은 9월15일이다.

◇ '뉴 삼성물산' 지주사 위상 실현될까

통합 삼성물산은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선도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마련해놓고 있다.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정했다.

아울러 사실상(de facto)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지난달 3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업설명 회(IR)에서 지주사로서의 향후 위상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합계가 51%를 넘어 그룹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부문의 최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사업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양사가 합병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 순화된다.

또 2013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사업구조 재 편작업이 이번 합병승인을 통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후 주주친화 정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실행안도  내놓았 다.

실질적인 주주권익을 보호할 거버넌스위원회를 삼성 계열사로는 처음 설치하고 위원 6명 중 외부전문가 3인을 영입하기로 했다. 외부전문가 3명 중 1명은 회사  미 래발전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 주주의 추천을 받아 선임한다.

◇ 삼성 '플랜B 없다' 배수진…엘리엇 '끝까지 반대 독려'

주총을 앞두고 지난 15일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한 삼성물산·제일 모직 CEO(최고경영자)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엘리엇과의 대결에서) 이길 걸로 보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주총장에서 승인이 되도록 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들은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의 '플랜B'는 아예 떠올리지도 않고 있다며  배수 진을 쳤다.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대대적으로 광고를 게재한 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 전화가 하루에 3천500여통이나 걸려오는 등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 데 일정부분 성 공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합병안 통과에 필요한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보고 막판까지 표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만 보면 승기를 잡았다고 할 수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국민연금이 지난 14일 의결권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기는 했지만 찬성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법원이 엘리엇의 두 가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국내 기관들에  미 치는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본다. 가처분 사건 항고심 결과는 16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합병안 통과에는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총  참석률 이 85%라고 가정하면 56.7%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주총 참석률이 70%대로 떨어지면 47%에서 50%대 초반으로도 합병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이번 합병 건에 쏠린 관심이 워낙 대단한 상황이라 참석률이 80%를  넘기 거나 육박할 것으로 삼성물산 측은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특수관계인 지분 13.82%, 백기사로 나선 KCC 지분 5.96%와 찬성 입장을 정한 국민연금 지분 11.21%까지 합쳐 30.99%를 이미 확보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지분 9%를 가진 국내기관들 중에는 한두  곳 을 제외하고는 거의 찬성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직원공제회(0.45%), 사학연금(0.34%), 공무원연금(0.08%) 등이 잇따라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24.33%의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 중에도 상당수가 삼성에 위임장을 제출한  것으 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물산 지분 7.12%로 3대 주주인 엘리엇은 비슷한 성향의 헤지펀드로 알려진 메이슨캐피털(2.2%)을 비롯해 일부 외국인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엘리엇은 폴 싱어 회장이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 출신이라며 친한파 임을 강조하는 자료를 내는 한편 소액주주들을 상대로는 끝까지 주주가치를  훼손하 는 이번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며 성명전을 폈다.

외국인 가운데 엘리엇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블랙록(3.12%)은 지수중심형  인덱 스 펀드로 최근 삼성물산 측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찬성  가능성 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외국계 투기자본 행동주의 돌아볼 계기될 것"

삼성과 엘리엇의 분쟁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우리 기업 구조의 혈(穴)이  눌렸 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엘리엇의 공격에 급소를 찔렸다는 뜻이다.

상장회사협의회는 15일 코스닥협회와 함께 발표한 호소문에서 "현행 한국의  인수합병(M&A) 법제가 공격자에겐 한없이 유리하고, 방어자에겐 매우 불리하게 돼  있 다"면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과 차등의결권 도입을 촉구 했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엘리엇의 공세와 소송전으로 국내 재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지배구조 방어를 위한 구조혁신·법제개혁의 요구가 뜨거운 상황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0년 이후 다수의 헤지 펀드가 한국 기업들을 난타했음에도 아직까지 배운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뼈아프다"고  돌 아보기도 했다.

이번 합병 주총을 계기로 더이상 벌처펀드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닌 국내  자본 시장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합)

<관련 영문 기사>

Samsung units set to hold vote on crucial merger plan

Two key units of Samsung Group, South Korea's top conglomerate, are poised to hold crucial shareholder meetings Friday on their merger plan that has been strongly opposed by a U.S. hedge fund, which calls it a low-ball deal.

Shareholders of Samsung C&T Corp., the construction arm of Samsung, are scheduled to meet Friday morning to cast their ballots on the 8.9 trillion won ($7.76 billion) all-stock takeover offer by Cheil Industries Inc., the group's de facto holding firm.

Cheil Industries is also slated to hold its own shareholder meeting at the same time to vote on the proposed merger.

The vote results will decide whether the two Samsung units will be able to push through the high-stakes deal, which in turn could determine Samsung's future.

Claiming the merger proposal undervalues Samsung C&T and goes against the interests of its shareholders, Elliott Associates, the third-largest shareholder in Samsung C&T, has been strongly opposed to it.

It has filed court injunctions in Seoul seeking to block the deal, while encouraging other shareholders to vote against the merger that it called "wholly unfair."

Samsung C&T must win two-thirds of the ballot and a third of outstanding shares. Given that the attendance is expected to be high at 80 percent at least, it needs 53.3 percent of the votes to proceed with the merger. 

The merger proposal has drawn keen attention as it is considered vital for the smooth succession of Lee Jay-yong, the son of the group's patriarch Lee Kun-hee, who's been bedridden for over a year after suffering a heart attack.

Market watchers said Samsung is about 11 percent shy of the voting rights needed to win approval for the proposed merger.

According to them, shareholders with a combined 42.12 percent stake are likely to cast yes votes for the merger plan. They include the Lee family, other Samsung affiliates, KCC Corp. and local institutional investors including the National Pension Service, the single largest shareholder in Samsung C&T.

While it is not clear how many foreigners will side with Samsung, they hold a combined 33.53 percent stake, of which 7.12 percent is owned by Elliott.

The merger proposal will be nixed if 23 percent of shareholders present at the meeting vote against it.

Such uncertainties have led Samsung C&T to bolster last-minute efforts to persuade minority stakeholders, who hold a combined

24.33 percent stake, to delegate their voting rights in person or vote for the plan.

On the eve of the shareholder meeting, Samsung C&T launched a massive media campaign through front-page advertisements in over 100 local newspapers, TV stations and online outlets nationwide, urging shareholders to support the merger.

The shareholder meeting will also take up other agendas raised by Elliott. It has asked Samsung C&T to change its articles of corporation to allow dividend payouts in specie as well as in cash, and to also include interim payouts.

If the merger proposal is passed, a new entity, which will operate under the name of Samsung C&T, is scheduled to set sail on Sept. 1. (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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