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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로=1달러 '패리티' 시대 앞당겨지나

출범 이후 상당기간 미국 달러화에 비해 높은 가치를 유지해왔던 유로화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유로화와 달러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이른바 '패리티(Parity·동등)' 시대의 재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특히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내년으로 예상되던 패리티 시대가 올해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당 1.104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11월 이후 최저치였다.

이날 장중 한때 1.0988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03년 9월 이후 11년 6월 만에 처음으로 1.10달러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2011년 8월까지 1.4달러선이던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까지 1.2∼1.3달러대의 박스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1.2달러선으로 고착화됐다.

올해 둘째 날인 1월 5일에는 1.1954달러를 기록하면서 1.1달러대로 추락했고, 이후 줄곧 미세한 하락을 거듭하면서 종가 기준 1.1달러선이 위협받고 있다.

2005년 11월과 2006년 2월에도 1.1달러선으로 떨어졌으나 1.16달러에서 하락이 멈췄다.

유로·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08년 7월 1.6달러대였다.

유로화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처음 거래된 1999년 1월 4일 종가가 1.1821달러인 만큼 출범 16년 만에 처음보다 못한 가치로 후퇴한 것이다.

유로·달러 환율 사상 최저치는 2001년 7월 0.84달러(84센트)였고 1999∼2002년에는 유로화가 달러화보다 가치가 낮은 때가 잦았다. 

양적완화로 유로화 가치가 속락하면서 국제 투자은행(IB)들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쯤 유로·달러 패리티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애초 예상보다 이른 2분기 중 '1유로=1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로화의 가파른 약세 현상은 국내기업들의 유럽연합(EU)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의 대 EU 수출이 급감한 것이 일시적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유로화 약세 현상이 부담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과 유로화에 이어 신흥경제국(이머징 마켓)의 통화마저 약세 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 환율정책상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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