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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변인, 미투운동 촉발 여성들에 "창녀들" 망언

러 미투 확산조짐에 비방…"진작 말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어야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고발자들을 "창녀"라고 불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이 문제의 소지성 발언을 한 것은 모스크바대학에서 패널 토의를 하던 중 나왔다.

그는 복수의 러시아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의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슬루츠키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 (피해) 여성은 더 일찍 공개적으로 밝혔어야 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성추행이 "유행을 타면서" 그러한 주장들이 지금 시점에 나왔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성 추문 폭로가 확산 조짐을 보이는 점에서는 "만약 그가 당신을 더듬고 성추행했다면 왜 침묵을 하느냐. 왜 경찰에 가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미국발 미투 운동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미투' 운동을 촉발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두고 "아마도 그는 쓰레기 같은 인간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누구도 경찰서에 가 '와인스틴이 나를 성폭행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니다. 그들은 1천만 달러(약 106억원)를 받고 싶어 했다. 1천만 달러를 위해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려는 여성을 뭐라 불러야 할까. 내가 상스러울지 모르지만 그런 여자는 창녀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포함해 50명 이상의 여성을 성추행·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와인스틴은 피해 폭로 여성들을 깎아내리고 겁을 주려 사설탐정을 고용하거나 법적 위협을 가했다.

러시아 성추문 의혹 확산의 중심인물인 슬루츠키 의원은 극우 민족주의 성향 정당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하원국제문제위원회(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금은 여러 명의 러시아 여기자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한 러시아 여기자는 인터뷰 시도 중 있었던 슬루츠키와의 대화 내용 녹음을 폭로하며 그가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이 녹음에는 "결혼할 남자친구가 있더라도 나의 애인이 돼 달라"는 슬루츠키의 발언도 담겨 있다.

마초 문화가 뿌리내린 러시아에서 성희롱 주장 자체가 매우 드문 편이다.

가디언은 러시아에서는 성추행이 '피해가 없는 농담'으로 치부돼 자주 무시된다고 전했다.

성추행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으며, 성폭행 사건조차 종종 재판까지 가기도 어렵다.

일부 러시아 의원은 이번 여기자들의 성추행 폭로의 배경에 의심이 간다며 서방과의 대립 구도로 이끌고 있다.

슬루츠키도 그동안 제기된 성추행 의혹들은 모두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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