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15일(현지시간) 신축공사 중인 보행자용 육교가 무너졌다. 육중한 콘크리트 더미가 도로를 지나던 차들을 덮쳐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마이애미의 '플로리다 국제대학교'(FIU) 옆 도로 위에 공사 중이던 육교가 갑자기 무너졌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950t 중량의 구조물이 주저앉아 왕복 8차선 도로 위의 차량을 그대로 덮쳤다.
목격자 이사벨라 카라스코는 지역방송에 "내 차가 교량 아래를 지나자마자, 뒤에서 큰 굉음과 함께 다리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차량들이 빨간 신호에 정차해 있던 순간 육교가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데이브 다우니 소방서장은 사고 현장 잔해에서 현재까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망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최소 8대의 차량이 콘크리트 잔해 더미에 갇힌 상태이며, 최소 9∼9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한 지역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10명의 환자가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2명은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말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는 공사 관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각종 장치와 탐지견 등을 동원해 추가 생존자가 더 있는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다리는 FIU와 인근 도시 스위트 워터를 잇게 되며 내년 초 완공 예정이다. 높이는 53m, 무게는 950t에 달한다.
대학 측은 지난 10일 수직 상판을 쌓아올렸으며, 이 구조물이 허리케인 최고강도인 카테고리 5등급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53m에 이르는 조립식 구조물을 그토록 짧은 공사 기간에 끝냈다는 점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현장에 조사팀을 보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무슨 일이, 왜 벌어졌는지 밑바닥부터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잘못이 있는 자에게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사고를 보고받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가슴이 찢어지는,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을 모니터하고 있다며, 구조대원들의 용기에 감사를 표했다. 또 사고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