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중등학교(secondary school)에서 백인 학생들이 '노예경매'를 흉내낸다며 같은 반 흑인 학생을 묶어 놓고 때린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충격을 받았다고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 영국 남서쪽에 위치한 바스의 한 중등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백인 학생 7명이 학교 운동장의 기둥에 흑인 학생을 묶었다.
이들은 막대기로 흑인 학생을 때리는가 하면, "나는 흑인들을 증오해"라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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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
이들은 흑인 노예경매 제도를 흉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 측의 조치가 문제를 더 키웠다.
인종차별 행위를 전해 들은 교장이 2명의 학생을 퇴학시켰지만 학교 이사회가 이같은 결정을 뒤집고 그들을 다시 복학시켰다.
사건 발생 1주일 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6명의 학생들이 자진출석했고, 나머지 한 명 역시 곧 출석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혼혈인 자식을 둔 한 학부모는 가해자들을 다시 학교로 복귀시킨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가해 학생들보다는 그들의 부모나 학교,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교 측은 뒤늦게 지난 14일 학부모와 직원들에게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학교 측은 "학교 내부 절차와 교육부 요구사항에 맞춘 조사는 물론 경찰과의 협조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