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최근 투기 광풍으로 지탄을 받고 있지만, 초기부터 비트코인을 보유했던 한 자산가가 시가 940억 원에 이르는 비트코인을 자선기금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16일 '파인'이라는 이름의 익명의 비트코이너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5천57 비트코인(현 시가로 미화 8천600만 달러 상당)으로 '파인애플펀드'라는 자선기금을 창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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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펀드 웹사이트 배경화면) |
이 펀드 창립자는 펀드 웹사이트 '질문답변(Q&A) 코너'에서 "비트코인의 초창기 시절 나는 탈중앙화된 화폐의 미래를 보았고 그래서 채굴하고 사고 거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수년에 걸친 비트코인의 예상치 못한 결과는 내가 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이 지출 가능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면 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면서 "그래서 보유한 비트코인의 대부분을 자선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재단 설립 이유를 밝혔다.
그는 왜 파인애플펀드로 이름을 지었는지에 대해 "파인애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면서 "파인애플의 나쁜 점은 너무 많이 먹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익살스럽게 답했다.
또 왜 익명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공표하는 것은 이 펀드의 핵심이 결코 아니다"고만 말했다.
현재 이 펀드는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료 지원을 해주기 위해 설립된 자선단체인 '왓시', 사하라 사막 이남 물 부족 국가를 지원하는 단체인 '워터 프로젝트' 등 8개 단체에 총 7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비트코인이 만들어 진 후 1∼2년 이내에 비트코인을 채굴하거나 거래했던 초기 비트코이너들은 채굴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이 가상화폐를 대부분 팔았기 때문에 현재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따른 이익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지금까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매우 드문 초기 비트코이너조차 그의 대부분의 재산을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