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벼락을 맞아 죽거나 다친 사람이 20년 동안 10배나 늘어났다. 그런데 그 원인이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해진 탓이라는 연구가 진행돼 눈길을 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매년 4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벼락에 맞아 죽거나 다친다. 하지만 20년 전에는 벼락으로 인한 사상자가 지금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벼락으로 인해 통신, 전력, 운송 부문 등이 입는 피해는 연간 50억 위안 이상, 최대 100억 위안(약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유튜브) |
베이징 방전(防雷)연구소는 이처럼 벼락으로 인한 사상자가 급증한 것과 스모그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시 정부에서 용역 받아 수행하고 있다.
연구소의 리징샤오 연구원은 "막대한 양의 대기오염 물질이 공중에 퍼지면 마찰 때문에 강력한 전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며 "이 에너지가 임계점에 달하면 순식간에 번개로 방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베이징에서 1957년부터 2015년까지 벼락을 맞아 죽은 사람은 47명, 다친 사람은 96명인데, 대부분의 사고는 1990년대 이후에 발생했다. 2000년대에 죽거나 다친 사람은 1960년대나 1970년대 사상자의 거의 7배에 달한다.
벼락에 맞아 죽거나 다친 사람의 급증세는 베이징 대기오염의 악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베이징의 자동차 대수는 1982년 13만 대에서 지금은 600만 대 가까이 40배 넘게 늘어났다. 베이징 인근에 석탄 발전소나 공장이 급증하면서, 여기서 나오는 오염물질인 황산염의 베이징 대기 내 농도는 화산 폭발 지역과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리 연구원은 "통계와 물리학은 모두 스모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는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며 스모그 악화를 벼락으로 인한 사상자 급증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밖에 광둥(廣東)성의 성도 광저우(廣州)와 산시(山西)성의 성도 타이위안(太原)도 벼락으로 인한 사상자 급증세에 주목해 베이징과 비슷한 연구를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벼락으로 인한 사상자 급증세의 원인으로는 인구 증가, 빌딩의 고층화, 지구 온난화,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 확대, 등산객 증가 등도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