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 주를 강타한 10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폭풍우로 구급대원이 출동하지 못하자 911 응급전화로 도움을 받아가며 혼자 출산해 화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23분께 플로리다의 최대 도시 마이애미 소방구조대로 진통이 시작된 것 같다는 한 임신부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강풍과 폭우로 구조대원 모두 발이 묶인 상태였다. 밤사이 수십여 통의 응급전화가 걸려왔지만, 사안이 아주 심각한 4건을 제외하고는 야간 구조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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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이 여성에게선 2시간쯤 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출산이 시작됐다는 내용이었다.
다급해진 소방구조대는 원격으로 출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상대원과 인근 병원 의사가 모두 참여해 수화기를 붙들고 이 여성에게 탯줄은 어떻게 자르고 묶는지 등을 설명하면서 무사히 아이를 분만할 수 있도록 도왔다.
날이 밝자마자 구조대원들은 마이애미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리틀 하이티에 있는 산모의 집으로 달려가 산모와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 소방구조대의 피트 고메스 소방관은 "아이가 건강하게 잘 태어났다"며 "산모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시 당국은 트위터에 "딸이다!"라는 게시물을 올려 허리케인 어마를 뚫고 무사히 태어난 새 생명을 축하했다.
한 주 전에는 경찰이 어마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키웨스트에서 출산한 산모와 신생아를 안전한 장소로 미리 대피시킨 일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 산모는 아이의 이름을 '태풍'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나이리 스톰'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어마가 상륙한 플로리다 남부 지역 일부 병원들은 폭풍우로 발이 묶인 상황 속에 출산을 맞을지 모르는 산모들을 배려해 임신 38주가 지났으면 조기 입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출산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UPI통신은 전했다. 기압이 낮아지면서 약망낭이 파열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립대 의과대학의 조너선 샤퍼 산부인과학 교수는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기압이 세포막 파열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