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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 모집에 힙합 활용 눈총…'힙합 정신도 몰라'

측근들의 잇따른 설화(舌禍)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인기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여당 자민당의 정치신인 모집 포스터가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니가타(新潟)현 연합회가 정치 지망생 모집을 위해 배포한 포스터의 문구를 두고 힙합 뮤지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민당은 '니가타 정치학교'의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이 포스터를 배포했다. 이 학교는 장차 지역 정계에서 자민당 소속으로 활동할 정치인 지망생들을 교육하는 곳이다.

논란이 된 것은 "정치라는 것은 의외로 힙합. 지금 공부 중"이라는 문구다. 자민당은 젊은이들의 음악이라는 힙합의 이미지를 활용해 젊은 정치 신인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에서 힙합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래퍼들은 "힙합은 원래 정치적이다", "약자에게 불관용 정치를 펴는 자민당과 힙합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민당이 불량스러운 이미지의 힙합을 활용하다니 당황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하고 있다.

래퍼 다스레이더는 "힙합은 마이너리티(소수자)의 목소리를 끄집어내는 음악"이라며 "자민당은 공모죄법(테러대책법)과 안보관련법제 등의 날치기 통과를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소수자를 부인하는 자민당이 힙합이라는 단어를 쓰다니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강한 정치색이 있는 힙합을 가지고 '의외로 정치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분위기 파악을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사가 후타쓰기 신(二木信)도 "힙합은 마이너리티가 자신의 사는 방식을 표현하는 음악 문화"라며 "복지를 없애는 등 약자에게 불관용적인 정치를 계속하는 자민당이기 때문에 힙합이라는 단어 사용이 뮤지션들의 반발을 산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와다 도시유키(大和田俊之) 게이오대(미국문화) 교수는 "힙합은 마이너리티 흑인이 탄생시켜 마이너리티의 목소리를 담는 음악으로 발전했다"며 "힙합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량스러운 이미지가 있는데, 자민당이 이런 힙합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어 놀랐다"며 비꼬았다.

아베 내각은 한때 70% 이상으로 치솟던 지지율이 최근 26%(마이니치 신문 조사)까지 떨어지는 등 인기 하락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여기에는 아베 총리의 사학스캔들 외에도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외무상 등 관료들의 잇따른 실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스레이더는 "자민당이 힙합이라는 말을 하려면 먼저 자신의 언동을 돌아봐야 한다"며 "적어도 '마이너리티에게 눈을 돌리자' 정도의 발언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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