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태 당시 직원의 주식 매도 금지를 알리는 3번째 마지막 팝업 공지 후에도 주식을 판 직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 팝업 공지 후 주식을 내다 판 직원은 이 직원을 포함해 6명에 달했다. 삼성증권이 사태를 인지하고 유선으로 사고를 전파한 뒤 주식을 매도한 직원은 이 6명을 포함해 9명이다.
삼성증권은 직원 16명이 매도한 주식 규모만큼 이미 대부분 물량을 매수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6일 오전 9시 30분 28억1천만주가 잘못 배당된 뒤 1분 후 업무 담당자가 착오를 인지하고 39분 증권관리팀장이 본사부서에 전화로 사고를 처음으로 전파했다.
이후 45분 증권관리팀이 각 지원부서에 '직원 매도금지'를 유선으로 다시 전파했다.
주식 입고 후 첫 유선 전파까지 9분 만에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 7명은 서둘러 주식을 내다팔았다.
또 업무개발팀에서 51분 사내망에 '직원계좌 매도금지' 긴급 팝업을 띄우기 전까지 10분여 사이에 다른 직원 3명도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증권은 첫 긴급 팝업을 띄운 후 5분 단위로 두 차례 더 팝업을 공지했고 10시 8분에는 시스템상 임직원 전 계좌에 대해 주문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그런데 첫 긴급 팝업 이후 3번째 마지막 팝업이 뜨는 사이에도 5명이 주식을 매도했고 심지어 3번째 마지막 팝업 공지 후에도 1명은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첫 팝업 이후 시간대에는 주식 수백만주가 한꺼번에 쏟아져 주가를 12% 가까이 끌어내리기도 했다.
회사에서 잘못 입고된 주식을 사내 유선 전파와 세 차례 팝업을 통한 긴급공지 후에도 직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매도한 것이어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대한 질타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직원 7명도 사내 유선 공지 전에 주식을 팔긴 했지만 증권사 직원으로서 잘못 배당된 주식인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아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증권은 배당착오 업무 담당자와 팀장, 주식을 내다 판 직원 16명 등 관련자 20여명을 대기발령 냈고 이후 감사 결과에 따라 문책할 계획이다.
이들 중에는 투자자들에게 시장과 상장 종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를 포함해 팀장급 간부부터 일반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임원급 직원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주식을 내다 팔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직원들에게는 구상권청구 등을 통해 손해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들 직원 중 일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회사에 주식 재매수를 일임한 상태다.
지난 6일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한 이후 해당 물량만큼 다시 사들여 보충해야 하는데 너무 높은 가격에 살 경우 향후 책임져야 할 금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매수 권한을 일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측은 "주식을 다시 한꺼번에 사들이거나 하면 시장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재매수에 한해 일부 직원이 회사에 일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직원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6일 매도한 금액이 적은 일부 직원은 당일 주식을 다시 사들여 보충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사고주식' 501만2천주에 대해 결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6일 당시 기관 투자자에게서 241만주를 차입하고 260만주를 장내 매수해 물량을 확보한 만큼 결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 투자자에게서 차입한 241만주는 주식을 판 직원들의 계좌를 통해 회사가 사들인 주식으로 메워나갈 계획이다. 이미 6일과 9일 2거래일에 걸쳐 대부분의 물량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