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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
중국 연구진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를 확인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17일 SCMP에 따르면 친촨(秦川) 중국 의학과학원 의학실험동물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생물학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이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후 건강을 회복한 원숭이에서 면역력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보인 경우가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환자가 같은 바이러스에 재감염된다면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겠지만, 항체가 확인된 만큼 그렇지 않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원숭이 4마리에 바이러스를 주입했고, 원숭이들은 사흘 후부터 발열 등 증상을 보였다.
7일째 되는 날 원숭이 1마리를 안락사 시켜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코에서 방광에 이르기까지 퍼져있고 폐 조직 손상이 있었다.
나머지 3마리는 차츰 병세가 호전됐고 이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험 시작 약 한 달이 지나 음성 판정을 받은 원숭이 중 2마리에 다시 입을 통해 바이러스를 투여했다.
원숭이들은 일시적으로 체온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약 2주 후 원숭이를 부검한 결과 바이러스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그 대신 매우 높은 수준의 항체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항체는 원숭이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울 준비가 돼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일부 퇴원 환자에게서 다시 양성반응이 나오는 것은 재감염된 것이 아니라 위음성(가짜 음성) 진단 결과 등 다른 원인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감염병계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도 지난주 완치 환자의 몸에서 강력한 항체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익명의 의료진은 SCMP 인터뷰에서 "원숭이는 유전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만큼 이 실험 결과는 참고할 가치가 있다"면서도 "원숭이에 일어나는 게 항상 인간에게 효과 있는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의 한 70대 환자가 퇴원 후 다시 증상을 보여 입원한 사례가 보고돼 의학계에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또 별도의 실험을 통해 원숭이가 눈을 통해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포함된 용액을 원숭이 2마리의 눈에 떨어뜨렸다. 다음날 관찰 결과 눈 표면에서는 바이러스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며칠 후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왔다.
추가 연구 결과, 바이러스가 결막에서 눈물길을 따라 목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눈을 통한 감염이 가능한 만큼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거나 의료진이 환자와 밀접 접촉할 때 보호안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