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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매도 후 현금인출 '줄을 서시오'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소인 빗썸이 고객의 출금 요청을 일주일 만에 처리했다.

정부의 '거래소 폐쇄' 방침에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자 앞다퉈 가상화폐를 팔려 원화로 환급하려는 요청이 몰린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자 A씨가 빗썸에 원화 환급을 요청한 것은 이달 11일 오전 8시 20분께.

하락장이 이어지자 보유하던 모든 가상화폐를 정리하고서 340만 원 출금을 요청했다.

빗썸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환급요청이 등록됐습니다. 관리자 확인 후 자동 출금됩니다'고 안내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A 씨 계좌로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A 씨는 당일 오전 9시 40분께 고객센터로 문의했고 고객센터는 기다려달라고 했다. 2시간여 지나 낮 12시 15분께 다시 전화했을 때 고객센터는 '회사 내부 문제로 늦어지고 있다며 늦어도 내일까지 환급 처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센터의 안내와 달리 A 씨는 그 뒤로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A씨가 항의 전화를 할 때마다 빗썸 측은 '내일은 된다'고 했다가 시간이 흘러 주말이 되자 '은행 업무와 연동돼 주말에는 안 된다'고 하며 말만 바꿀 뿐이었다.

평일인 16일 A씨가 마지막으로 문의했을 때 빗썸 측은 "회원님뿐 아니라 11일 원화 출금하신 분들이 다 같이 처리가 안 되고 있다"며 "언제 될지 안내하기가 힘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열분 정도 상담했는데, 워낙 많은 회원의 출금 오류가 있어 한꺼번에 처리하다 보니 안 되고 있다"며 환급 지연이 A 씨만의 문제가 아님을 안내했다.

빗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가 출금신청을 했던 11일에 평소보다 5배나 많은 환급요청이 들어와 전산상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환급요청이 전산상으로는 처리된 것으로 됐으나 실제로는 처리가 안 돼 환급을 못 받은 고객의 문의가 들어온 건마다 수동으로 환급 처리하다 보니 늦어졌다는 해명이다.

11일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요동을 쳤던 날이었다.

전산상 오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A씨가 당일에 재차 환급요청을 했음에도 A씨의 사례가 보도된 이날에서야 환급 처리가 된 것은 너무 늦은 조치다.

빗썸 측은 출금 처리가 일주일이나 걸린 구체적인 이유와 A씨와 같이 출금오류가 발생한 건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빗썸은 그동안 출금 지연 현상이 자주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빗썸은 출금 액수가 많은 경우 금융사고를 예방하고자 고객의 실제 계좌로 나가는 것인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탓에 출금 처리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입금은 신속하게 되는 반면 출금은 시간이 걸리는 것에 투자자들은 많은 불만을 느끼고 있다.

A 씨는 "국내 최대 거래소라고 하면서 일 처리를 이렇게밖에 못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분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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