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남성이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스"(Happy Holidays)라고 인사한 무슬림 여성에게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했다가 200여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서부 퍼스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애덤 피터스는 무슬림 여성에게 욕설하고 돌과 병을 던지는 등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것으로 인정돼 법원에서 2천400 호주달러(211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호주 언론이 14일 전했다.
|
(연합뉴스) |
둘 사이의 다툼은 지난해 12월 벌어졌다.
네 아이의 엄마인 무슬림 여성 훌야 칸데미르(34)는 쇼핑센터 입구에서 피터스가 히잡을 쓴 자신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를 건네자 "해피 홀리데이스"라는 인사로 받았다.
그러자 피터스가 "아니,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되받으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화를 참지 못한 피터스는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했으며 맥주병도 던졌다.
피터스는 "다음에 당신을 보면 죽여버릴 것"이라고 협박도 했다.
피터스는 칸데미르가 쇼핑백을 휘두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자신을 쫓아오자 계속 욕설을 하며 돌을 집어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칸데미르는 주기적으로 인종차별적인 행위들을 경험하고 있었다며 피터스의 행동이 "증오범죄"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말은 2000년대 이후 기독교세의 위축과 함께 공식적인 자리나 기업 판촉물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그 자리를 즐거운 연휴를 보내라는 뜻의 '해피 홀리데이스'가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 '메리 크리스마스'를 되살리겠다고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기도 했다.
한편 호주에서 발생하는 이슬람 혐오적 공격의 압도적 다수가 여성을 상대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몇몇 대학과 호주이슬람과학연구아카데미(ISRAA)가 최근 내놓은 공동보고서 '호주의 이슬람혐오증'에 따르면 신체 및 언어, 온라인 공격 243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67%는 여성, 가해자는 거의 4분의 3이 남성이었다.
또 공격 대상이 된 여성의 80%는 무슬림의 상징인 머리를 가린 차림이었고, 30% 이상은 아이를 동반한 상태였다.
이밖에 이슬람 테러범들의 공격과 이슬람 혐오적 사건의 증가 사이에도 분명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