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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성폭행 뒤 아이 살해...피난민 상대 만행

터키에서 시리아 난민 가정에 벌어진 끔찍한 범죄는 평소 잘 드러나지 않는 터키 내 350만 난민이 처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지난 6일 터키 북서부 사카리아주(州)의 한 숲길에서 시리아 여성 에마니 아라흐만과 10개월 아기의 시신이 발견됐다.

젊은 어머니는 바위로 머리를 내리 찍혀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아라흐만은 살해 전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아라흐만이 만삭 임신부로, 출산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사카리아주 경찰이 검거한 터키인 용의자 2명은 아라흐만 부부가 일한 닭고기 가공공장 동료들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며칠 전 아라흐만의 남편 칼리드와 심한 말다툼을 벌인 뒤 칼리드가 일 나간 사이 칼리드의 집에 침입해 그의 부인과 아이를 납치해 숲으로 끌고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경찰의 추궁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10개월 젖먹이는 목 졸라 살해했다고 실토했다.

시리아 난민 가정을 무참히 짓밟은 인면수심의 범죄가 알려지자 터키 소셜미디어는 분노 여론으로 들끓었다.

터키 내 난민은 정부 집계로 350만명이며, 이 가운데 약 300만명이 시리아 난민이다.

국경 일부 도시는 등록된 인구의 몇 배나 되는 난민이 머물고 있다.

갑작스러운 난민 '쓰나미'에 각종 사회문제와 갈등이 벌어졌지만 큰 주목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흉악 범죄가 아니고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으며 시리아 난민이 피해자라면 대체로 묻히는 편이다. 휘발성이 큰 사건은 법원에 의해 보도제한이 걸리기도 일쑤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난민은 '전쟁 희생자'이며, 터키 사회가 '손님'으로 받아들였기에 심각한 사회통합 문제는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한 시리아 난민 가정을 파괴한 참극에 시리아인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분노가 고개를 들었다. 그들이 시리아 난민이 아니었다면 직장 동료들이 그같이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겠느냐는 외침이다.

자칫 사회문제로 비화할 조짐에 터키 정부가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터키 정부는 메흐메트 괴르메즈 종교청장을 보내 장례식을 인도하도록 했다.

8일 사카리아의 한 사원에서 열린 아라흐만과 젖먹이의 장례식에는 조문객 수천명이 몰렸다.

괴르메즈 종교청장이 아라흐만의 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혀 뉴스로 전국에 방송됐다.

파트마 베튈 가족사회정책부 장관은 앞서 7일 성명을 내어 "테러와 야만은 인종이나 국적과 무관하다. 범인이 저지른 죄과를 가장 엄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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