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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들 왜 이러나"…이번엔 화장실 간 승객 내쫓아

30대 흑인 '수모'…델타항공의 '고압적 태도' SNS서 공분

미국 항공사들의 승객에 대한 고압적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이륙 전 화장실을 다녀온 흑인 남성이 기내에서 쫓겨나 논란을 빚고 있다.

26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륙하려던 여객기 내에서 소변이 급해  화장실을 다녀온 흑인 남성 키마 해밀턴(39)이 승무원들에게 강제로 쫓겨난 사연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이륙 전 화장실 다녀왔다가 기내에서 쫓겨난 키마 해밀턴(왼쪽)(사진=연합뉴스)
이륙 전 화장실 다녀왔다가 기내에서 쫓겨난 키마 해밀턴(왼쪽)(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위스컨신 주 밀워키공항으로 가는 델타항공 기내에서 발생했다.

해밀턴은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기내 뒤편에 있는 화장실 로 갔다가 승무원이 "만약 화장실을 이용하면 이륙을 할 수 없으니 잠시만 참으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장실이 급해졌다. 당시 여객기는 활주로로 진입하지 않은 채 대기 상태였다. 해밀턴은 결국 급하게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

그때 기장이 기내에 나타나 "신사 숙녀 여러분,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비행기는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 승객 1명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 승무원 2명이 차례로 해밀턴에게 다가와 "짐을 싸서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밀턴은 사정을 설명하면서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러자 기장과 승무원은 기내에 탄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한 뒤 해밀턴만 빼고 다시 태웠다. 해밀턴은 게이트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조사를 받아야 했다.

마침 해밀턴은 기내에서 복도 건너편 좌석에 앉아있던 변호사 부부가 변호를 해 줘 무사히 풀려났다. 그는 이어 델타항공으로부터 항공권 비용 일부를 돌려받고  밀워키행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를 탔다.

하지만 해밀턴은 델타항공으로부터 돌려받은 금액보다 3배를 더 주고 워크업 항 공권(예약없이 즉석에서 구입한 티켓)을 사야 했다.

집에는 당초 예상보다 몇 시간 늦은 밤 11시에 도착했다. 게다가 델타항공에 실었던 수하물은 다시 밀워키 공항으로 가 찾아야 했다.

밀워키 공립학교에서 전임 강사로 일하는 해밀턴은 190㎝가 넘는 키와 레거머리로 인해 종종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을 경험하곤 한다고 밝혔다.

해밀턴의 사연은 기내에서 인근에 앉아있던 크리스타 로솔리노 변호사가 델타항 공에 보내는 장문의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그녀는 "해밀턴이 기내에서 쫓겨난 것은 그의 검은 피부색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다시는 델타항공을 타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로솔리노는 "일부 승객들 중에는 해밀턴의 편을 들어 함께 항의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면서 "해밀턴은 승객들에게 '자신으로 인해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델타항공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기내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우리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하며 숙련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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