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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입고 19금 만화'는 청소년음란물?…판결 엇갈려

앳된 남녀 캐릭터가 나오는 음란 애니메이션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심재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50)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 판에서 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유죄를 인정,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고 3 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 경북 칠곡군 자택에서 음란 동영상 7만 3천967개와 음란 애니메이션 17개를 184만여 차례에 걸쳐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2014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을 맡은 당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신원일 판사는 음란 동영상을 올 린 혐의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인정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청소년으로 보이는 남녀 캐릭터의 성행위를 묘사한 애니메이션들에 대해 서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아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신 판사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로 규정한 아청법이 주관적이고 모호하다고 주장하며 "캐릭터 가 아동·청소년인지 여부를 외적 형태로 판단할 것인지, 스토리에 나타난 설정으로 판단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에 흔히 등장하는 요괴·반인반수와 같은 상상의 캐릭터나  춘 향전 등 성적 표현이 불가피한 고전 또는 신화를 원작으로 한 경우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현재 아청법으로는 전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실제 아동·청소년이 표현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경우에만  아청 법 처벌 대상으로 볼 것을 제시하고, 캐릭터 제작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관여하지 않은 이 사건 애니메이션들은 아청법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들은 외모가 만 19세 미만으로 보이고 교복을 착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배경 또는 줄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 기 이전의 학교생활을 전제로 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번 판단은 아청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석을 따른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라는 공익을 고려해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을 "실제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할 수 있거나 이들을 상대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켜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수준"으로 규정, 실재하지 않는 허구의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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