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시작된 애플과 퀄컴 간 소송전이 스마트폰 배터리 관련 특허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플은 퀄컴이 안드로이드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00, 820에 애플의 전력 효율 기술을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특허침해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액이나 삼성전자 등 스냅드래곤을 활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퀄컴이 지난 7월 애플이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 관련 특허 6종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맞불 전략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당시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이폰 7의 미국 내 판매와 수입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퀄컴이 실제 제품을 생산하지 않은 채 지식재산권을 비축해 소송을 통해 대부분 수입을 창출하는 기업인 특허 괴물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퀄컴은 애플 측 주장이 소송에 영향을 못 주는 수사학이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퀄컴의 돈 로젠버그 법무 책임자는 "퀄컴은 애플 같은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 개발의 중심부에 있었다"며 애플처럼 강하고 성공적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있는 기업일 뿐 아니라 공급업체들을 쥐어짠 역사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퀄컴은 이날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지 몇 시간 만에 애플이 배터리 관리와 사용자환경(UI), 카메라 자동초점 등 스마트폰 기능과 관련한 퀄컴의 특허 16개를 침해했다며 또다시 맞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은 이 중 5건을 ITC에 제소해 신형 아이폰X 등의 미국내 수입 중단을 요구했다.
다만 퀄컴은 7월 소송과 마찬가지로 자사 반도체가 아닌 경쟁사인 인텔 모뎀을 이용하는 아이폰에 대해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애플과 퀄컴은 올해 초부터 각종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애플은 퀄컴이 지식재산권 비용을 과다청구하고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퀄컴은 애플의 자사의 혁신적 기술 없이는 아이폰을 발명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퀄컴의 주가는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과 분쟁이 시작된 지난 1월 이후 급락해 경쟁사인 브로드컴의 인수 목표물이 되는 처지에 놓였다.
브로드컴은 최근 퀄컴이 1천300억 달러(약 140조5천억 원) 규모의 인수제안을 거부한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을 위해 위임장 대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