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48·한국명 이정환) 론스타코리아 전 지사장이 해외도피 12년 만에 붙잡혔다.
법무부는 미국 국적인 이 전 지사장이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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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지사장. (연합뉴스) |
그는 지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먹튀' 의혹을 규명할 핵심 고리로 꼽혔던 인물이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이 잇따라 고발에 나서자 200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씨는 2005년 가을에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뒤였다.
이씨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그의 도피와 함께 수사가 더 진전되지 못했다.
핵심 인물인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이뤄진 수사도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팀은 관료들이 외환은행의 부실을 부풀려 3천400여억원∼8천200여억원을 덜 받고 론스타에 매각했다고 결론짓고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외환은행이 헐값에 매각되지 않았으며 변 전 국장의 혐의도 무죄라고 판단했다. 변 전 국장은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미국 사모펀드를 상대로 한 수사에서 완패를 당한 검찰에 '부실 수사'라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기소중지 상태인 이씨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아 국내로 송환돼 수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에 근거해 이탈리아 당국과 관련 절차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