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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애플 수입금지는 거부권, 삼성은 외면

지난 1월 열린 2013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월 열린 2013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 제품에 내려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조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8일(현지시간) 결정하면서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월 같은 기관이 애플 제품에 내린 수입금지 판정에 대해 서는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 제품에 내린 수입금지 판정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미국 대통령이 1987년 이후 25년만에 처음 행사한 거부권이었던 만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유수 언론이 비판했다.

세계 무역시장에서 자유무역과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를 주창하는 미국이 정작 자국 기업인 애플만 보호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 조치에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됨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은 환태평양 11개국과의 무역협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는 더 강력한 지적재산권 원칙을 강조하고 있고,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신흥국과 협상을 할 때도 이들 국가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느슨하다고 불만을 표해왔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도 지적재산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애플 제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 이 같은 자국기업보호와 지적재산권 보호 약화가 결과적으로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을 우려한 바 있다.

미국이 자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은 보호하고 미국 외 기업의 지적재산권은 보호 하지 않는 '두 얼굴'을 보여준다면,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같은 처 우를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수입금지 여부를 검토한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결정을 알리면서 "소비자와 공정 경쟁에 미칠 영향과 각 기관 의 조언, 이해 당사자의 주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수입금지 조처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간단한 성명을 냈다.

애플 제품 수입금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때 표준특허(SEP)는 특허 보유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방식으로 사용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프랜드(FRAND) 원칙을 강조하는 내용의 긴 설명을 덧붙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가 임박했을 때는 USTR에 서한을 보내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것과 달리 이번 삼성 제품 수입금지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관련 영문 기사>

Obama gov't OKs ban on Samsung's old-model devices

WASHINGTON -- The Barack Obama administration on Tuesday upheld a ban on some old mobile devices manufactured by Samsung Electronics Co., drawing another round of protest from the South Korean tech giant in a heated patent war with Apple Inc. of the United States.

Acting on behalf of President Barack Obama, U.S. Trade Representative Michael Froman announced the decision to prohibit Samsung from exporting a set of older models including Galaxy S, Galaxy SII, Galaxy Nexus, and Galaxy Tab 10.1 to the United States.

In August, the U.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 imposed a ban on imports of those products made by Samsung, saying they infringed on Apple's patents.

"After carefully weighing policy considerations, including the impact on consumers and competition, advice from agencies and information from interested parties, I have decided to allow the Commission's determination," Froman said in a statement.

But the ruling will have limited impact on Samsung's business in the U.S., as Samsung "has been able to make changes to its products so that they avoid infringing the two Apple patents at issue in this case," he added.

Froman emphasized his organization ignored the countries of origin in taking the step.

"The nationality of the companies involved played no role in the review process," he said. "Both Samsung and Apple are important contributors to the US economy and help advance innovation and technological progress."

Samsung, however, said it can't accept the decision.

"It will serve only to reduce competition and limit choice for the American consumer," the company said in a statement.

Samsung has accused the Obama administration of adopting a "protectionist" policy.

In its previous move to favor Apple in August, the Obama government overturned an ITC ruling against the Silicon Valley firm that would have banned the sale of certain iPads and iPhones in the U.S. market. It was the first time since 1987 a U.S. president has vetoed an import ban ordered by the ITC.

Tuesday's decision not to veto the ITC ruling against Samsung was widely expected because the patents at issue are different from the earlier disp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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