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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할 타이어가 씽씽 달렸는데'… 4년간 까맣게 몰랐다

(Yonhap)
(Yonhap)
폐기 대상인 시험용 타이어 수천개가 수년간 금호타이어 직원들에 의해 빼돌려져 시중에서 버젓이 유통됐다.

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수년 뒤 뒤늦게 적발했지만, 밝혀낸 사실보다 범행은 훨씬 조직적이었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금호타이어가 시험용 타이어 불법 유통 사실을 적발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금호타이어는 운송 담당 계약직 직원들이 반출 서류(지출증)를 위조, 시험용 타이어를 빼돌려 업체에 팔아넘긴 사실을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했다.

직원 4명이 범행한 것을 확인하고 이들의 범죄 사실과 피해 규모를 밝혀달라며 경찰에 고소장를 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들 직원만의 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특히 시험용 타이어를 외부로 반출하기 위해서는 시험 목적을 기재한 연구원 명의의 지출증이 필요한 점을 근거로 연구원들의 가담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 범행에 가담한 운송 담당 직원은 퇴직한 직원까지 추가로 5명이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 4명도 시험용 타이어를 빼돌려 무단 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이 범행 사실을 밝혀낸 인원은 총 26명에 이르렀다.

사측이 당초 범행을 했다고 경찰에 고소한 4명보다 무려 20명이 넘는 직원과 업자들이 범행한 것이다.

여기에는 타이어 반출 권한이 있는 연구원까지 포함됐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호타이어 연구원들은 회전 저항, 마모도 등 시험을 거친 타이어를 폐기해야 하는데도 일부 상태가 좋은 타이어를 싼값에 중고 거래사이트에 올려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 목적으로 타이어를 빼돌려 장물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운송 담당 직원들은 타이어를 직접 운송하는 택배업자, 타이어 판매업자 등 13명과 공모해 4년간 6천여개의 타이어를 빼돌려 20억원을 챙겼다.

오랜 기간 서류 조작으로 시험용 테스트가 시중에 유통되는데도 사측의 관리는 허술하기만 했다.

타이어 반출이 전산이 아닌 수기로 작성된 지출증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위조 여부를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직원들로부터 타이어를 넘겨받은 택배업자는 위조한 지출증으로 매번 공장 정문을 유유히 통과했다.

사측은 뒤늦게 타이어 반출, 시험, 폐기 과정 전부를 전산화했다.

또 범죄 사실이 드러난 연구원과 직원까지 추가 징계할 방침이다.

광주지방경찰청 송기주 광역수사대장은 16일 "일반 시민에게 판매된 일부 타이어는 테스트 중인 시험용 타이어로 유통이 금지됐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조직 범행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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