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당의 '하드 브렉시트' 진영에 정부의 유럽연합(EU) 탈퇴 방안인 '체커스 계획'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거듭 호소했다.
브렉시트 방안을 놓고 정치적 위기를 맞은 메이 총리는 그러나 작년 보수당 전당대회 때 조기총선 패배라는 암울한 분위기에서 산만하게 연설을 한 것과 달리 시종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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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
계획'은 EU 탈퇴 이후에도 교역조건 등의 부문에서 영국이 EU와 최대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메이 총리는 또 "브렉시트 협상이 지금 가장 힘든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우리가 단결하면 영국을 위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메이 총리의 이날 폐막 연설은 전날 자신의 당내 최대 라이벌이자 하드 브렉시트 진영의 대표 주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연설에 대한 응답이었다.
존슨은 전날 체커스 계획을 "유권자를 상대로 한 사기"라고 맹비난하고 총리가 2017년 1월 연설에서 밝혔던 강경한 입장으로 되돌아가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종료를 앞두고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이날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연단에 오르면서는 스웨덴 출신 혼성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댄싱 퀸'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여유도 보였다.
이는 8월 아프리카 순방 당시 현지 전통음악에 맞춰 자신이 뻣뻣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웃음거리가 된 것을 스스로 희화화하는 여유를 드러내면서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가 당면한 리스크들에 대처하면서도 지금껏 한 것 중에 가장 확신에 찬 연설을 했다"면서 작년 연설의 큰 낭패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메이는 작년 보수당 추계 전당대회 폐막 연설에서 한 코미디언으로부터 해고장을 의미하는 'P45'라고 적힌 종이를 전달받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또 연설 도중 기침을 계속해 맥이 자주 끊겼고, 연단 뒤쪽의 '모든 이들을 위해 일하는 국가 건설'이라는 전당대회 슬로건 글자가 떨어지는 등 매우 산만한 분위기에서 연설을 마쳤다. 이 때문에 조기총선 패배와 리더십 타격의 암울한 분위기를 제대로 드러낸 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