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은 세금이 붙기 전 리터(ℓ) 당 500원 수준으로 같은 양의 생수 가격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유류세 등 세금이 원래 가격의 2배 가량이 붙어 최종 소비자 가격은 1천400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피넷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평균 휘발유 제품의 세전 주유소 판매가격은 ℓ당 522.03원으로 집계됐다.
세전 주유소 판매가격은 국제 휘발유 제품 가격에 정유사와 주유소의 비용 등을 더한 가격을 말한다.
12월 세전 주유소 판매가격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712.57원) 대비 27%, 2년 전인 2013년 12월(909.71원) 대비 44% 떨어진 수준이다.
대형마트에서 생수 500ml 1병이 350∼400원에 판매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1ℓ 기준으로 휘발유가 생수보다 더 싼 셈이다.
|
(Yonhap) |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휘발유에 각종 세금이 붙기 전 상황이다.
세전 휘발유 가격은 ℓ당 522.03원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유류세 745.89원과 수입부과금 16원, 관세 8.3원, 부가가치세 143.58원 등 모두 913.77원에 달하는 각종 세금이 붙는다.
결국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평균 ℓ당 1천435.80원에 휘발유를 구매하게 된다.
생수를 예로 들면 500원짜리 물 한 병을 구매하는데 2배에 가까운 900원이 넘는 세금이 붙는 셈이다.
세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
12월 첫째주 기준 우리나라의 세전 휘발유 가격은 ℓ당 578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개 회원국의 평균(596.55원) 보다는 낮았지만 전체에서 9번째로 높았다.
뉴질랜드의 세전 휘발유 가격이 ℓ당 782원으로 가장 비쌌고 미국(캘리포니아주)이 700원으로 2번째였다.
덴마크(662원), 일본(613원), 벨기에(616원), 스페인(611원), 핀란드(593원), 스웨덴(583원) 등도 우리나라보다 세전 휘발유 가격이 높았지만 캐나다(576원), 이탈리아(568원), 독일(563원), 그리스(561원), 헝가리(561원), 네덜란드(560원), 영국·프랑스(539원), 폴란드(533원) 등은 저렴했다.
휘발유 1ℓ에 붙는 세금은 미국이 122원으로 가장 적었고 캐나다(331원), 일본(596원), 뉴질랜드(705원), 폴란드(708원), 헝가리(755원), 스페인(808원) 등도 우리나라(878원)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프랑스(1천29원) 등 10개국은 우리나라 보다 많은 ℓ당 1천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