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올해 '국부유출 특별단속'을 벌여 총 68건에 5천353억원 규모를 적발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14일 밝혔다.
관세청은 불법 자본유출 및 무역금융사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외환조사 전문인력 13개팀·69명으로 구성된 국부유출 수사전담팀을 지난 3월부터 가동했다.
그 결과 수출입을 악용한 무역금융 사기대출 2천928억원,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재산국외도피 1천528억원을 찾아냈다.
비밀(차명)계좌를 통한 자금세탁도 897억원 적발했다.
관세청은 "교역량이 늘고 외환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런 불법외환거래가 점점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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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관세청이 올 초 적발한 중소 금형업체 H사의 사례는 제품값을 부풀려 허위수출하고 이 수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모뉴엘'과 매우 유사한 수법의 범행으로 주목받았다.
H사 대표 조모(56·구속기소)씨는 올해 3월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가 2만원인 플라스틱 TV 캐비닛 가격을 1만 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총 1천563억원을 수출신고한 뒤 받은 1천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했다.
대출받은 돈 가운데 수십억원을 유용해 고급 빌라에 거주하면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외제차량 10대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A사의 경우 화물운송주선업자(포워더)와 짜고 자동차 부품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 선하증권을 만들어 은행에서 737억원 상당의 불법 금융대출을 받았다.
A사는 이를 해외에 투자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로 송금한 후 다시 몰래 들여와 회사운영자금 등으로 썼다.
국내 면세점에 이탈리아산 명품 의류를 판매하던 K사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영업하는 수법으로 수익금 1천53만 달러(약 125억원)를 홍콩으로 빼돌린 뒤 스위스·버진아일랜드 등에 개설한 계좌에 숨겨두거나 국내로 반입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무역거래를 악용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거나 건전한 수출입기업의 금융지원을 위축시키는 반사회적 부패기업을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