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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결국 사퇴,김관진 국방장관 유임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인 김관진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국방장관으로서의 임무도 수행하게 됐다.
청와대는 22일 자진 사퇴한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의 후임으로 다른 인물을 선택하지 않고 현 김 장관을 유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장관이 새 정부의 장관으로 유임된 것은 국방부 창설 이후 처음이라고 국방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육사 28기인 김 장관은 남재준(육사25기)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육사27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새 정부가 김 장관을 유임키로 한 것은 김병관 내정자 사퇴로 인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김 장관이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행정을 펼친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11월 임명된 김 장관은 2년 4개월째 일하면서 '전투형 강군', '북 한 도발시 원점 타격' 등 여러가지 구호를 만들어냈다.
그는 재임 중 우리 군이 이런 구호를 작전과 행정에 그대로 적용했다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김 장관은 일선 부대 순시 때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 세력과 지휘세력까지 충분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지침을 빼놓지 않고 주지시켰다.
이 때문에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김 장관을 '특등호전광', '역도', '괴뢰패 당 우두머리' 등으로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사퇴한 김병관 내정자를 대신해 국방장관으로 유임될 가능성에 대해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던 인물이다. 실제 그는 청와대의 유 임 요청을 받고 여러 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참 직원들은 김 장관의 유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 장관이 그간 군의 사기를 증진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고 인사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병관 내정자가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군심이 요동치자 김 장관의 스타일과 비교하는 군인들도 많았다.
김 내정자 측에서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이 군내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자 인사 태풍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국방부와 합참은 새 정부의 국방정책이 전 정부 때 추진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연합사를 대신해 창설을 추진 중인 연합전투참모단(일명 미니 연합사) 등 민감한 한미 군사현안들이 순탄하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김병관 내정자 문제로 군의 사기가 말이 아니었다"면서 "그간 떨어진 사기를 만회하고 국방부가 제 궤도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 교체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됐던 국•실장 인사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차관 후보로는 김광우 현 기획조정실장과 국방정책실장을 역임한 전제국 국방대학교 초빙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