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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쿠바인들,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근래에 쿠바에 보기 드문 열풍을 불러 일으키는 한국 드라마는 현지인들에게 '도라마스'(doramas)로 통한다.

스페인어로 더빙 된 한국 드라마, 즉 '도라마스'가 지난 30년간 쿠바인들의 안방을 독점했던 브라질 등 중남미 텔레비전 드라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아바나발로 보도했다.

올해 들어 쿠바 아바나에 방영돼 모든 연령층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대표적인 한국 드라마가 '내조의 여왕', '아가씨를 부탁해', '시크릿 가든', '드림 하이 등이라고 이 통신은 열거했다.

이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아바나 방송국과 업무 협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방영한 드라마들이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현지 방문 등을 통해 취재한 결과, 이 방영물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아바나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운영하는 업체에 근무하는 테레시카 네그린(47•여)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 30편을 봤다"고 했다.

쿠바의 최대 방송국인 카날 아바나를 포함해 쿠바 비시온 등 공영 방송을 통해 본 것은 자신이 본 드라마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네그린은 한국 드라마가 왜 그렇게 좋으냐고 묻자 "브라질의 장편 드라마는 지루하다. 한국 드라마는 정말 다르다. 짧고 결말이 빠르고 배경 음악이 아름답다"고 했다.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에 다음 편을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며 "쿠바에서는 젊은 사람뿐 아니라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드라마를 통해 정말 많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가 본 한국 드라마 30편의 대부분 복제판으로 아바나 시내에서 USB에 담겨 판매된다.

'꽃보다 남자', '아이리스' 등 한국인들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드라마들은 이미 복제판을 통해 쿠바 팬들에게 알려진지 오래다.

한국에서 속칭 '해적판'으로 불리기도 하는 복제판은 로열티를 내지 않은 불법 판매물이지만 쿠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이 취급하는 물품 중 재미가 아주 쏠쏠한 아이템이다.

아바나 시내의 집에서 영화나 TV 드라마 DVD 등을 판매하는 요스멜리 바리스타(21)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프로그램은 최근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말했다.

바리스타가 진열한 상품 60개중 절반이 한국 드라마가 차지했고 나머지는 멕시코를 포함한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것이었다.

그는 한국 드라마가 이해하기가 쉽고 재밌다고 특징을 묘사했다.

바리스타는 "한국과 쿠바의 문화가 전혀 다른데도 여기서 한국 드라마가 그렇게 인기가 높은 것은 아마도 너무나 이국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키스 장면이 없는 것도 신기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쿠바는 공산권 국가이지만 아바나의 유명한 방파제인 '엘 말레콘'이나 시가지에서는 연인들의 키스 등 애정 표현이 자유롭다.

학생인 로라(13) 최근 24편의 한국 드라마를 컴퓨터에 다운받아서 지금까지 9편을 봤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로라는 "짤막짤막하고 색다른 한국 드라마가 정말 너무 좋다"며 '꽃보다 남자'가 자기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라고 자랑했다.

중남미 드라마를 압도하는 한국의 멜로드라마는 쿠바인들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알 수 있게 해준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아가씨를 부탁해'와 '내조의 여왕' 주연을 맡아 쿠바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탤런트 윤상현은 지난달 초 아바나를 방문해 열광적인 팬들의 성원에 적잖이 놀랐다.

윤상현은 한국 드라마가 일반적인 요소를 포함해 코미디와 애정 등을 가미해 일상생활의 일들을 다룸으로써 쿠바인들에게 색다른 관심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크릿 가든'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날 아바나가 주중 황금 시간대에 방영하고 있고, '아가씨를 부탁해'는 이달 23일부터 쿠바 전역에 재방영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측과 쿠바에 한국 드라마 방영을 추진해온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은 조만간 '대장금'과 '궁' 등도 방영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아바나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 사업가 김모(46)씨는 "쿠바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와 너무나 다른 이국적인 삶들을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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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ns fall in love with S.Korean soaps

For the past three decades, Brazilian telenovelas have helped Cubans forget their litany of woes for an hour a day.But today, dozens of South Korean soap operas are earning wide audiences.

Following in the footsteps of South Korean films and K-pop, "doramas" --South Korean soaps dubbed into Spanish -- first appeared on Cuban televisions earlier this year.

"Queen of Housewives," "My Fair Lady," "Dream High" and, for the past month, "Secret Garden," are all winning fans on the Communist-run island.

Dozens of other South Korean shows are being passed around in digital form on USB flash drives, a common way for Cubans to spread information because of the lack of widespread Internet access.

"South Korean shows are selling the best lately. They are easy to follow and very funny," Yosmely Batista, a 21-year-old who runs a film and TV series stall out of his apartment in Havana's Centro neighborhood, told AFP.

"Why are they so successful, given all the cultural differences between South Koreans and Cubans? I suppose because it's so foreign -- they hardly ever kiss on South Korean shows!" says Batista.

On offer at his home shop: about 60 TV shows, half of them from South America (Brazil, Colombia and Mexico) and the other half from Seoul.

Laura, a 13-year-old schoolgirl, says she has downloaded 24 Korean shows onto her computer, but has only watched nine of them so far.

"Boys Over Flowers" is the most popular among her classmates, she says.

"I just love them, they are short and really different," the teen explains.

South Korean soaps, which echo the melodrama of Latin American telenovelas, have allowed Cubans to see a totally foreign world: officially, Havana only has diplomatic relations with North Korea.

"Koreans and Cubans have a lot in common," South Korean singer Yoon Sang-Hyun, better known in Cuba for his leading role on "My Fair Lady," said during a recent trip to Cuba.

"A bit of comedy, a bit of drama, some romance, but never anything very serious," says the singer-actor in explaining South Korean soaps. "Just real-life  relationships."

But Brazilian telenovelas have not lost their fan base just yet.

"The Brazilian shows are the best and 'Brazil Avenue' keeps me glued to the screen," admits 64-year-old housewife Susana Suarez, who says she has never missed an episode since "Malu" and "Slave Isaura" were first shown in the 1980s.

Four shows are currently vying for the top spot among Cuban viewers: "Secret Garden," "Brazil Avenue," Argentina's "Stolen Lives" and Cuba's own "Lands of Fire."

Like many Cubans, Suarez -- who lives on a pension of eight dollars a month -- says soap operas are her daily "therapy".

"You can stop worrying about all your problems, you forget everything, at least for a little while," she says.

"Here in Cuba, you're under stress every day," Suarez adds, admitting she spends two hours a day watching her programs.

"Among neighbors, we'd rather talk about TV shows than talk about real life," said 32-year-old book editor Yaima Rosaen.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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