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콘다에 산 채로 먹히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겠다며 논란을 일으킨 미국 환경운동가가 결국 촬영을 강행했다고 외신이 지난 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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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
영국 디스커버리 채널은 지난 주말 미국 환경운동가이자 영화감독인 폴 로질리가 6 미터 길이의 대형아나콘다와 씨름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다큐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외신이 전했다.
다큐에서 로질리는 아나콘다를 계속 자극했고 이에 아나콘다는 그의 머리를 문 채 팔과 몸을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는 아나콘다에게 먹힌 상태에서도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특수 제작복을 착용한 상태였다. 2년간의 정밀한 연구 끝에 만들어진 이 특수복은 아나콘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며 3시간 가량 동안 산소를 공급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내부에는 카메라와 통신용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어 제작진과 교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겉면에는 돼지 피로 도배해 아나콘다의 ‘구미’를 자극하도록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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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
특수복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질리는 아나콘다의 강력한 힘에 의해 팔에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제작진에게 SOS를 요청했다.
제작진이 서둘러 로질리를 구하면서 그의 “먹히기 작전”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그는 “암컷 아나콘다가 문 순간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아나콘다가 점점 몸을 압박하면서 공포심이 밀려왔다”고 전했다.
특수복을 벗어 그의 팔을 확인해보니 특수복 자국 그대로 찍혀 있는 듯한 선명한 상처가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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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
다큐가 싱겁게 끝나자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낸 반면, 이러한 잔인한 시도는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는 동물 보호 단체의 비판도 이어졌다.
또한 네티즌들은 이러한 다큐 촬영 자체가 자연 파괴에 일조하는 것이라면서 디스커버리 채널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로질리는 아나콘다가 사실 열대우림에서 우연히 찾은 것이 아닌 제작진이 일부러 공수해온 것임을 다큐 방영 다음날 털어놓았다.
그는 “대적할만한 대형 아나콘다를 찾을 수 없어서 결국 외부에서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로질리는 지난 10년간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활동에 헌신한 환경 운동가로 이름을 알리면서그의 다큐 참여 소식은 화제가 되는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다큐의 전체 버전은 오는 금요일 영국 전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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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