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막 오역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유명 외화 번역가가 최근 개봉예정작의 번역 오류로 또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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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공식 포스터) |
24일 개봉되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예고편이 공개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외화번역가 박지훈의 번역 오류를 지적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박지훈은 예고편에서의 배트맨과 슈퍼맨이 전면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 ‘It’s time you learned what it means to be a man (인간이 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지)’를 ‘남자답게 굴 때도 됐잖아’라고 번역해 남성 중심적 사고의 오역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너무 뻔해서 하나마나한 소리’라는 표현인 ‘Water is wet’을 ‘그래, 고담시는 타락했고, 물은 젖어있다’로 번역한 점 역시 네티즌들에 의해 거론되고 있다.
박 씨는 지난해에 개봉해 뜨거운 반응을 얻은 영화 ‘스파이’에서도 몰입을 방해하는 자막 수준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주연들의 대사를 완전히 다른 의미로 번역하는가 하면, 어렵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지나치게 친절하게 바꿔줘 의미를 변색시킨 것. 그뿐만 아니라, 감독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첨언해, 자막 완성도를 중시하는 관객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특히 체격이 있는 여주인공을 ‘뚱땡이’라고 언급하며 희화한 것이 지탄의 대상이 됐다.
CIA 내근직 여성의 활약을 담은 작품 ‘스파이’는 과체중의 여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서 취급을 받거나 진급에서 누락되는 상황을 세련되고 위트있게 비틀어낸 작품이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이 하지도 않은 ‘뚱땡이’라는 단어가 자막에 들어가면서 순식간에 영화는 평범한 체중 희화화 코미디로 전락해 버린 것.
최근 ‘오역 논란’에 대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측은 ‘이 번역가가 해당 영화의 자막 제작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예고편에 나가는 자막은 (이 번역가의 개입 없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번역가협회 관계자는 이 논란에 대해서 ‘외화를 번역하는 데 있어서 문화 차이 등으로 어느 정도 오역이 나올 가능성은 감수해야 한다’라면서도 ‘협회는 앞으로 감수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등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번역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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