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만 7,000여 개, BJ(방송 진행자)만 150만 명. 국내 ‘1인 인터넷 방송’의 현재이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전국 어디에서나 접속 가능한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인터넷 방송은 젊은 층에 큰 인기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 BJ들은 기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새로운 매체로 떠오르고 있지만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끌려고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의 진행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유명 BJ는 과거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서 두 중학생에게 4.5L의 간장을 쏟아부어 해당 방송 사이트에서 영구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6개월 뒤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 등 규제 방안이 너무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BJ는 이전에도 ‘김길태 성폭행 퍼포먼스’로 영구 정지를 당한 적이 있다.
페이스북 팔로워 100만 명 이상을 거느리며 1인 방송 절대 강자로 떠오른 또 다른 BJ의 경우 형광등을 씹어먹거나 주행하는 차량 타이어 바퀴에 깔리기, 용접 불똥 맞기 등의 폭력적인 방송으로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방송이기 때문에 보기 싫으면 나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선정성이다. 인터넷 방송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생중계한 BJ까지 등장하면서 세간에 작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해당 BJ는 현재도 버젓이 1인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유사 성행위를 방송하는 등 여전히 선정적인 소재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이러한 자극적인 방송을 시청하려고 부모님의 개인 정보로 회원가입을 하는 등 유해성에 항시 노출돼 있다. ‘1인 인터넷 방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2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빗나간 욕망-1인 인터넷 방송의 늪’ 편에서는 청소년 중 92.3%가 ‘1인 인터넷 방송’을 시청 중이라는 자체 조사를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폭력, 가학적 영상은 물론 심지어 성인 대상 방송까지 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에 따르면 방송정지 처분을 받는 BJ가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이유는 ‘1인 인터넷 방송 사이트’ 업체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봐주기’식 제재로 BJ를 처벌하고 있으며, 업체와 유착관계에 있는 인기 BJ는 더욱더 쉽게 징계를 풀어준다.
또한, BJ들이 방송 사이트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속칭 ‘엔터’라 불리는 에이전시는 방송 사이트와 유착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도됐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에이전시 같은 경우 아무도 못 건드린다. 영구 정지 막아주고, 회사에서 뒤봐주는 게 많다. 영구 정지는 전화 한 통이면 풀린다’고 증언했다.
박세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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