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물렁물렁한 재질로 이뤄진 '100%' 연성 로봇(소프트 로봇)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지금껏 소프트 로봇은 배터리·제어 장치 등은 딱딱한 재질로 만들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모두 연성재질로 바꾼 것이다. 소프트 로봇은 거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어 탐사·구조 로봇 등 용도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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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봇' |
25일 유명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공대의 제니퍼 루이스 교수팀은 자율 동작이 가능한 연성재질의 문어 로봇(옥토봇) 개발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했다.
옥토봇은 몸 전체가 실리콘 기반의 부드러운 소재이며 과산화수소수 기반의 액체를 동력으로 쓴다.
밸브 장치를 본떠 정밀하게 설계된 옥토봇의 내부 회로에서 이 액체가 순환하면서 화학 분해돼 산소를 발생시키고 이어 이 기체가 옥토봇의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루이스 교수팀은 이 메커니즘을 이용해 옥토봇이 네 개의 다리를 위로 쳐들고 나머지 네 다리는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스스로 하게 만들었다.
100% 연성재질의 이 로봇을 만들고자 연구진은 반도체 기판에 집적 회로를 인쇄할 때 많이 쓰는 정밀 기술인 '리소그래피(lithography)'와 입체 조형물을 찍어내는 첨단 3D 프린팅 기법 등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와 관련해 "소프트 로봇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라며 "더 정교한 내부 회로를 설계해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하고 생산 공정을 개선하는 등의 추가 연구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이어 "이런 소프트 로봇이 내는 힘이 약해 실제 로봇 활용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고, 액체·기체를 내부에 순환시켜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 때문에 매우 복잡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극복 과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