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상급자 주재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족사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경남 밀양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2014년 12월 일을 마친 뒤 공장장이 주관한 팀별 회식에 참석했다가 오후 8시40분께 회사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하는 스타렉스 차를 타고 귀갓길에 올랐다.
스타렉스 차량은 택시가 여러 대 정차해 있는 김해의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 A씨를 내려줬지만, A씨는 행방불명됐다가 며칠 뒤 동료 직원들에 의해 버스정류장 근처 옹벽 아래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술에 취해 높이 6.5m짜리 옹벽에서 소변을 보다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실족해 의식을 잃고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은 A씨에 대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신청했지만, 공단이 '친목을 위해 마련된 자리일 뿐 회사의 공식적 행사로 볼 수 없고 업무와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참석한 회식은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사고 발생 지점이나 장소, 귀가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사고는 회식과 관련돼 있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 회사의 회식은 총괄책임자인 부사장과 A씨가 소속된 팀원 전체가 참석했고, 회사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회식비를 충당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회식이 벌어진 때는 추운 겨울로 귀가 과정에서 취해 쓰러져 방치될 경우 저체온증으로 사고가 벌어질 위험을 예견할 수 있다"며 "회식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음주도 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