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코너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당초 알려진 대로 설 전이 유력해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변호인이 특검과 헌재에서 법률대응을 잘하는 것과 별개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이 추가로 설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판단해 결심해야 하지만, 아마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 측이 지난 1일 출입기자단과의 신년인사회 이후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특검이 뇌물죄 및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심의 향배가 탄핵심판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의 측면에서라도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판단이다.
한 참모는 "지금 여론에서 몰리는 상황"이라면서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 문제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은 대통령 본인이 직접 해명할 수 있는 부분들이라서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추가 해명의 방식으로는 신년인사회처럼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마련하거나,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서 지난 1일과 마찬가지로 설 직전 휴일을 이용해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하거나, 평일에 청와대 참모가 아닌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아 이런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특검의 수사망이 조여오고 헌재가 '세월호 7시간' 답변서를 사실상 퇴짜놓은 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불리하게 흘러가는 여론을 되돌릴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한 참모는 "세월호 참사 당일에 서류를 검토하고 보고를 받으면서 집무를 했다고 분초 단위로 정리했는데도 어떻게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느냐"며 "이제는 더 물러설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국가시스템에서 움직이는 사람으로 보고체계가 다 있다. 전지전능함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에게 불가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며 "더이상 상세하게 그날 행적을 정리하는 것은 국가의 품격에 관한 문제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런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변론에 직접 출석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