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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기록물 이관작업 개시 “권한대행에 지정권”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 이관작업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관 대상이 되는 기관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이 명시하는 대통령보좌기관·권한대행·경호기관·자문기관 등이다.

대통령기록관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관추진단이 대통령기록관 내에 설치되고, 기록물을 생산한 기관과 실무 협의에 들어간다.

이관추진단은 총괄반·전자기록반·비전자기록반·지정기록반·서고반·지원반 등 6개 반으로 구성되며, 36명 규모다.

추진단은 우선 기록물의 현황을 파악하고 기관별로 세부 이관일정을 협의한다.

이어 기록물을 정리해 목록을 작성하고, 유형별로 이송 대상을 확정해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송한다.

기록물에 대한 검수 작업을 거쳐 서고에 입고되면 이관 절차가 마무리된다.

대통령기록관은 “안전하고 신속한 이관을 위해 기록물 생산기관들에 인력과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세부적인 추진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록물에 대해 보호기간을 두는 과정에서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에 대해 15년 범위에서 열람을 제한하는 보호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록물은 30년의 범위에서 설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보호기간을 지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해석이 필요하다.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법상 기록물의 지정 권한은 대통령에 있고, 대통령은 권한대행과 당선인을 포함한다”며 “그러므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정기록물을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기록물법은 2조에서 ‘대통령’에 대해 “헌법에 따른 대통령권한대행과 헌법·공직선거법에 따른 대통령당선인을 포함한다”고 적시한다.

그러나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수사 자료’가 될 수도 있는 기록물들에 대해 황 권한대행이 지정 권한을 행사한다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10일 논평을 내고 “권한대행에 의한 지정기록물 지정은 탈법행위”라며 “지정은 의무사항이 아니므로 지정 없이 현 상태 그대로 조속히 이관하고 그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대통령기록관은 이날 청와대 등 이관 대상이 되는 기관 전체에 대통령기록물이 무단으로 유출되거나 파기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보호기간의 지정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의 수사 등과 관련해 자료 폐기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기록의 이관을 준비하면서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공문을 보내는 것은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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