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 방식을 놓고 각 후보 캠프가 15일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오는 19일 열리는 KBS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을 거부했다며 협공에 나섰고, 문 후보 측은 사실과 다른 네거티브 공세라며 반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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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서서 토론회를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게 스탠딩 토론회 참여 거부의 이유"라며 "2시간도 서 있지 못하겠다는 문 후보는 국정운영을 침대에 누워서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미국 대선에서 70대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스탠딩 토론을 소화한 예를 들고 "2시간도 서 있지 못하는 노쇠한 문 후보가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 제일의 안보"라며 "원고나 자료가 필요하다면 문 후보에게는 특별히 프롬프터 혹은 큰 테이블을 제공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용호 TV토론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처음에는 스탠딩토론을 거부하다가 의자를 갖다달라고 했고, 협상 도중에 나가버렸다"며 "인사말만 하고 앉아서 하자는 것인데 그건 스탠딩 토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지난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유시민으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이재명이라고 하고, 과거 스스로의 이름을 문재명이라고 한 게 우연이 아닌 것 같다"며 "건강이 안 좋다면 혼자 앉는 것도 양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성명을 내 "문 후보 측이 KBS 대선주자 토론회의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했다"며 "문 후보는 과연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전례 없이 짧은 대선 기간을 감안할 때 후보 검증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검증 방법은 새로운 방식의 TV토론밖에 없다"며 "'뻔한 질문, 뻔한 대답'의 학예회식, 장학퀴즈식 토론이 아니라 시간제한과 원고 없는 스탠딩 자유토론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의 TV토론 불참을 비판하며 '저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사 연속 초청 토론에 응하겠다'고 한 것과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끝장토론 또는 치열한 토론이 꼭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가리켜 "문 후보의 자기모순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스탠딩 토론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TV토론 형식상 모든 후보가 2시간 내내 서 있을 필요는 없다며 반박했다.
스탠딩 토론의 원조인 미국 대선처럼 두 후보자가 1대1로 토론하는 형태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진행해도 괜찮지만, 이번 KBS 토론에서 5개 정당 후보가 2명씩 순서대로 대화할 경우 나머지 셋은 멀뚱히 서 있을 뿐이라는 게 반론이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당사 브리핑에서 "완전 자유토론이 되면 스탠딩 토론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데 현재 이야기되는 토론 방식은 '칸막이 토론'이다. 120분 토론을 한다면 평균적으로 20분씩 발언 기회를 갖고 나머지 100분은 멀뚱히 서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탠딩 토론의 취지에 100% 찬성하지만 현재와 같이 진행되는 방식은 어색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라면서 "건강으로 이야기하면 문 후보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몇 번씩 한 분"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룰미팅에서 오고 간 중간의 이야기를 굉장히 작위적이고, 보기에 따라서는 악의적으로 유출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악의적인 공격을 멈추라"고 당부했다.
신경민 미디어본부장은 다른 정당에서 의도적으로 룰미팅 내용을 흘렸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 일종의 네거티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