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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AFP) |
북한의 핵 도발 위협에 맞서 한반도를 향해 오고 있다 알려졌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가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미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방부, 공격 부대간의 치명적 정보 채널 문제는 미국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을 연일 보도하는 미국언론 보도와 맞물려 미국정부가 한반도 전쟁에 관한 오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태평양 사령부는 지난 9일 (현지시각) 칼빈슨호가 싱가포르에서 호주로 갈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2일 방송된 미국 폭스 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주 강한 함대를 보내고 있다”고 밝히며 “김정은은 실수하는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을 인용하며, 발표와 달리 칼빈슨호가 지난 15일에도 싱가포르의 남쪽인 인도네시아의 순다 해협에 위치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태평양 사령부는 18일 “호주 군과 예정되어 있던 훈련을 먼저 마쳐야 했다”며 “이제 (칼빈슨호가) 서태평양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계산된 오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임을 보도했다. 신문은 또 “백악관 측에서는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는 오보를 일주일 넘게 보면서도 정정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그간의 보도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내보냈다.
CNN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말이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주 호주 해군과 칼빈슨호의 연합 훈련이 취소됐다고 말하며 칼빈슨호의 한반도행을 시사했다.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매티스 장관이 무심코 말실수를 했던 것이라는 의견을 보도했다.
중국 글로벌 타임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깜빡 속았다!”며 “한국이 그토록 기다렸던 미국 항공모함이 단 한대도 오지 않았다”는 문장을 게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모두의 예상과 달리 함대가 오지 않은 소식이 중국 언론에 기쁨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BBC는 이번 일이 김정은을 위협하려 계획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교한 속임수” 인지 혹은 단순히 소통의 문제로 일어난 오해인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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