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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성폭행 피해자와 결혼시 면책법' 폐지…아랍권 변화조짐

요르단이 성폭행범이 피해자와 결혼하면 형사소추하지 않고 면책하는 법을 폐지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는 피해자와 결혼한 성폭행범을 면책하는 형법 308조를 폐지하는 안을 앞서 의회에 상정했고, 요르단 하원은 이날 임시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해 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은 상원을 통과하고, 압둘라 2세 국왕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형법 308조의 폐지는 확실시된다고 NYT는 전했다.

요르단을 비롯한 몇몇 이슬람권 국가와 필리핀에서는 성폭행 혐의를 받는 남성이 피해여성과 결혼하면 면죄부를 주는 법이 공공연하게 시행되고 있다.

과거 중동지역의 부족사회에서 비롯된 이 악법은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피해자의 인권을 두 번 짓밟는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성폭행범과 결혼한 10대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모로코는 지난 2014년 법을 폐지했고, 튀니지도 지난주 폐지 행렬에 동참했다.

요르단에 이어 레바논 의회에서도 올해 말 법 폐지안에 대한 표결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 폐지안이 통과되자 요르단 암만에 있는 의회 관람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동 여성 인권운동가 수아드 아부 다이에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요르단은 아직 차별적인 법이 존재하는 이 지역 국가들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반겼다.

요르단을 비롯한 중동지역은 자기 부족 여성이 다른 부족에서 성폭행당하면 이를 수치로 여겨 같은 부족이나 가족의 남성이 피해여성을 살해하는 이른바 '명예 살인' 습속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부족이나 가족 내 성폭행 피해자가 있으면 가해자와 결혼시켜서라도 수치를 은폐하려는 태도가 이런 악법으로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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