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과 관련해 교육부가 유력하게 검토 중인 4과목 절대평가안은 풍선효과뿐 아니라 '불안 마케팅'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나머지 4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안(1안)과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안(2안)을 제시했지만, 1안 채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 분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4일 "혼란을 막겠다며 1안을 선택하면 풍선효과로 과목별 불균형이 심해지고 노력보다는 개인의 타고난 성향에 따라 성적이 결정되는 불공정한 제도가 돼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어 절대평가를 처음 도입하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도 풍선효과는 확인된다.
서울 주요대 15곳과 거점국립대 7곳의 전형 계획을 보면 2017학년도 대비 영어 반영 비율은 9.1%포인트 감소한 반면 탐구는 4.3%포인트, 국어 2.7%포인트, 수학 1.5%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특히 상대평가 과목 중 수학은 난이도에 따른 성적 편차가 커서 변별 역할이 커질 것이며, 놀이수학, 교구사학 등 영유아 사교육과 선행 상품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이 단체는 우려했다.
수학 사교육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1안 채택은 수학 쏠림 현상을 더욱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수능 개편 시안 발표와 함께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불안 마케팅'이 이미 시작됐으며, 1안 채택을 염두에 둔 내용이 많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내년 '2015 개정 교육과정' 고교 적용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앞두고 새롭게 개편되는 수능을 처음 치르는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입시설명회가 빈번히 열린다.
예비 고1인 중3은 여름방학부터 '개정 수학'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홍보와 상품 판매도 넘쳐난다.
입시업체 A사는 9월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할 중3 대상 대입설명회를 앞두고 '격변의 2021! 중3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내용의 홍보물을 만들어 참석자를 모으고 있다.
B사는 홍보물에 '일부 과목 절대평가 시 국어, 수학, 탐구영역의 중요성 더욱 상승', '탐구영역 한 과목 선택으로 1등급 경쟁 치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역이라고 난이도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등의 문구로 시선을 끈다.
서울 대치동 C학원은 중3 학생을 대상으로 '개정 고등수학 여름방학 특강'을 개설하고 선착순으로 원생을 모집하기도 했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2국장은 "교육과정 변화만으로도 사교육 마케팅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1안에 무게가 실린 정부 시안 발표는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그대로 1안으로 확정돼 수학 상대평가가 유지되면 더 어렵고 많은 문제를 푸는 수업이 확산돼 훨씬 더 많은 '수포자'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